땅속을 지나는 고압송전선 인근 지역의 전자파 수치가 지상 송전선 구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공동으로 서울 시내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 7곳 인근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적게는 0.01mG(밀리가우스)에서 많게는 300.2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이번 조사는 국회 앞,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서초구 서초동 등 15만 4000V/m 고압송전선로 6개 구간과 영등포구 양평동 34만 5000V/m 고압송전선로 구간에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국회 앞 인도에서는 4.67∼185.8mG, 양천구 목동에서는 0.01∼65.08mG, 서초구 서초동에서는 4.53∼16.69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지중·지상 송전선로가 함께 있는 노원구 상계동에서는 지중화 구간에서 74.49∼300.2mG가 측정됐지만 이어지는 지상 구간에서는 11∼60.09mG가 나와 지중 구간이 지상 구간보다 수십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고압송전선의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2급 발암물질로, 이번에 조사된 수치는 어린이 백혈병의 발병률을 높이는 3∼4mG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이라며 “장하나 의원실이 한전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 341㎞ 가운데 차폐 시설이 갖춰진 곳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