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이] 영화 '황해'처럼…생활고 겪는 조선족 시켜 청부살해

입력 2014-10-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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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피의자들이 7개월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이 연루됐던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역시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제삼자에게 사주한 청부살해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는 교사범이 브로커를 통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조선족을 고용한 '이중청부' 형태로 범행이 이뤄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교사, 살인예비 등 혐의로 조선족 김모(50)씨와 S건설업체 사장 이모(54)씨, 브로커 이모(58)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20일 오후 7시 20분께 강서구 방화동의 한 건물 1층 계단에서 K건설업체 사장인 A(59)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S건설업체 사장인 이씨는 브로커 이씨에게 A씨를 살해해달라고 청탁한 혐의, 브로커 이씨는 김씨에게 A씨를 살해하라고 사주한 혐의다.

S건설업체 사장 이씨는 2006년 K건설업체와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70억원짜리 토지매입 용역계약을 체결했지만 매입을 다 하지 못해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

이 때문에 재산상 손실을 본 이씨와 A씨는 이후 서로 보상하라며 각종 민형사상 소송을 냈고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는 2010년 또 다른 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K건설업체를 상대로 대금 5억원을 대신 지급하라며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해 K건설업체가 돈을 지불했다.

이씨는 K건설업체가 항소해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지만 1심 재판결과로 받은 5억원을 돌려주지 않다가 K건설업체 사장 A씨로부터 사기 혐의 등으로 오히려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했다.

이씨는 현금 2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하거나 자신이 조직폭력배라며 협박하면서 소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는데도 소용이 없자 결국 소송을 담당한 K건설업체 직원 B(40)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본거지인 수원에서 30년 넘게 알고 지내던 브로커 이씨에게 "보내버릴 사람이 있는데 4천만원을 줄 테니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브로커 이씨는 수원 지역 '세계 무에타이·킥복싱 연맹' 이사를 지내면서 중국에서 체육 관련 행사로 알게 된 중국 연변 공수도협회장 김씨에게 연락했고 김씨는 청탁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그때부터 2개월간 K건설업체 주변을 배회했지만 B씨가 퇴사한 뒤여서 소재 파악에 실패했고, 결국 범행 대상은 A씨로 바뀌었다.

한국에 살고 있던 가족을 만나러 2011년 국내로 들어온 김씨는 단순노무가 불가능한 F-4 비자를 받은 터라 돈벌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브로커 이씨의 청탁을 쉽게 받아들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시인했으나 교사범 이씨와 브로커 이씨는 모두 혐의를 전면 또는 일부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선족이 낀 청부살해 사건 피의자들을 검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날 중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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