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설 연휴 3일을 전 국민이 즐기고 있지만 1985년 이전만 해도 아예 설을 쇨 수조차 없었다. 우리보다 일찍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태양력의 과학성(?)을 신빙한 일제는 그들 스스로도 음력을 버리고 양력을 택하면서 우리나라를 병탄한 후에는 우리에게도 양력 1월 1일을 설로 쇠라고 강요하며 전래의 음력설을 폐기하였다.
광복 후 이승만 정권도, 그
설과 추석이면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다. 이렇게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을 ‘귀성객’이라고 부른다. ‘귀성’은 ‘歸省’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돌아갈 귀’, ‘살필 성’이라고 훈독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니까 ‘돌아갈 귀’를 쓰는 이유는 누구라도 알겠지만 ‘살필 성’자를 왜 쓰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省
낮 12시이면 전국의 공기관이나 회사가 거의 동시에 점심시간을 맞는다. “점심이니까 가볍게 먹지 뭐.”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아침은 제대로 먹고 점심은 가볍게 먹거나 건너뛰고 저녁은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 온 것 같다.
물론 요즈음에는 생활양식이 바뀌어 아침은 제대로 챙겨 먹지 못
점심이든 저녁이든 한 끼의 밥을 먹는 일이 끝날 무렵에 아는 사람을 만나면 으레 하는 인사가 “식사하셨어요?”, “식사했냐?”이다. 손아래 사람도 손위 사람도 다 상대에게 ‘식사’라는 말을 사용한다. 우리 사회에 이미 깊이 뿌리내려 널리 사용하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이 말에 대해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것이 어디서 온 말이며 어
따지고 보면 알쏭달쏭한 말이 참 많다. 비평(批評)과 비판(批判)과 비난(非難)도 한 예이다. ‘批’를 풀이할 만한 순우리말이 없다 보니 흔히 ‘비평할 비’라고 훈독하지만 ‘批’는 견준(比) 결과를 손( =手)으로 쓴다는 의미의 글자이다. ‘評’ 역시 순우리말 풀이가 적당치 않아 흔히 ‘평할 평’이라고 훈독하는 글자인데 말을 나타내는 ‘言’과 ‘공평하다’
“34년 공직 생활 동안 여성 스캔들 한 번 없는 저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취재 거부, 전 당원에게 시청 거부하도록 독려하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방송사를 상대로 한 말이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도 했다.
국민들은 이미 다 가짜로 알고 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꼰대 이미지가 있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낙인찍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꼰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데 대한 반론도 내놓았다. “나는 말을 빙빙 안 돌린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기자에게도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느냐’고 야단친다. 아버지가 야단치듯 하는 것을 보고 ‘꼰대’라고 하는데,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지적
불상의 이름은 나름대로 규칙에 따라 붙인다. 맨 앞의 금동(金銅) 두 글자는 불상을 만든 재료를 뜻하고 다음의 미륵보살은 불상의 종류를 말한다. 깨달은 중생의 하나로 다른 사람의 깨달음을 돕는 보살을 미륵보살이라고 하며 반가사유는 반가부좌를 한 상태에서 손을 얼굴에 대고 생각에 잠긴 자세를 일컫는다.
이처럼 불상은 ‘재료+부처의 종류+부처의 형태와
국보 83호로 지정된 불상의 이름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다. 이름이 길다 보니 아예 읽을 생각을 하지 않고 “어, 부처님이군”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유물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국립 중앙박물관 전시장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 한글로만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는 식으로 써 놓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것을 가부좌(跏趺坐)라고 한다. ‘跏’도 ‘趺’도 다른 뜻이 없이 ‘책상다리할 가’, ‘책상다리할 부’라고 훈독한다. 두 글자 다 앉는 자세를 나타내는 전용어로서, 부처가 앉은 모양을 표현한 말이다.
굳이 跏와 趺에 대해 사족을 좀 붙이자면 跏에 쓰인 ‘加’는 ‘교가(交加)’, 즉 ‘교차하여 덧붙임’의 의미가 있다. 이러한 ‘加
밀양 세종병원의 화재는 응급실 안에 설치된 탕비실 천장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탕비실이 뭐 하는 곳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했다. 탕비실은 ‘湯沸室’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끓을(일) 탕’, ‘끓을(일) 비’, ‘집(방) 실’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끓이는 집(방)’이라는 뜻이다. 순전히 일본어에서 온
천도(天道)는 하늘의 도, 즉 자연의 이치라는 뜻이고, 세정(世情)은 세상을 사는 사람의 정이라는 뜻이다. 정권을 잡기 위해 아버지 세종에게 충성을 다했던 충신들을 무참히 죽이고 조카인 단종마저도 폐위했다가 결국은 사약을 내려 죽게 한 세조의 비정하고 포악한 행태를 보면서 세상을 등지고 방랑으로 일관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선생은 천도와 세정의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들이 “MB, 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나?”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절대군주의 왕정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어리둥절하다 못해 섬뜩하기조차 하다.
‘역린’은 한비자 ‘세난(說難)’편에 나오는 말이다. 책의 편명인 ‘세난’은 ‘유세(遊說), 즉 말로써 왕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 과연 맞는 표현일까?
금도는 ‘襟度’라고 쓰며 각 글자는 ‘옷깃 금’, ‘정도 도’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옷깃의 정도’인데 이때의 옷깃은 ‘가슴’, 즉 ‘흉금(胸襟)’이라는 뜻
‘고려청자’를 글자대로 풀이하면 ‘고려시대에 제작한 푸른 사기 그릇’이다. 그런데 고려청자의 색깔을 거론할 때는 ‘푸른색’ 대신 으레 ‘비색(翡色)’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비색(翡色)’이란 과연 어떤 색일까?
‘翡’는 ‘물총새 비’ 혹은 ‘비취 비’라고 훈독한다. 날개 혹은 날개가 있는 새를 통칭하는 글자인 ‘羽(깃털 우)’에서 뜻을 따고 ‘非
박물관에 진열된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에 붙어 있는 이름을 보면 적잖이 복잡하다. 나름대로 질서가 있는 이름인데 사람들이 한자를 모르는 채 한글로 적힌 발음만 읽다 보니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청화운용문호’등이 바로 그런 이름이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靑瓷象嵌雲鶴紋梅甁’이라고 쓰며
고려 상감청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청자(靑瓷)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상감에 대해 아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변의 학생들로부터 바른 답을 들은 경우가 거의 없다.
상감은 ‘象嵌’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코끼리 상’, ‘산골짜기 감’이라고 훈독한다. 그런데 象은 자주 ‘像(형상 상)’과 통가(通假)하는 글자
전북 전주에서는 친아버지가 딸의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이 벌어져 아직도 수사 중인데,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의 범인이 친어머니의 재산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이었음을 자백했다. 섬뜩한 사건들이다. 어머니의 재산을 뺏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 어머니를 비롯한 일가족을 죽이고 해외로 도피했다가 결국은 잡혀와 처음엔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거짓말까지 하다가 마침내 계
백운모나 석영, 장석 등 ‘가는 모래 가루’ 성격의 재료가 주성분인 고령토를 빚어서 만들거나 아예 석영이나 장석의 가루를 빚어서 만든 그릇을 ‘사기(砂器)’라고 하며, 흙으로 빚어 만든 그릇을 말린 후에 윤기가 나도록 바르는 잿물인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을 오지그릇, 즉 ‘도기(陶器)’라고 한다는 점은 이미 며칠 전 글에서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도자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식사를 마친 옆 탁자를 치우는 종업원들이 너무 거칠게 식기를 다루는 바람에 식기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하도 요란하여 귀에 몹시 거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을 차리는 모습도 가관이다. 마치 식기들을 내던지듯이 내려놓는다. 웬만큼 험하게 다뤄서는 안 깨지는 재료인 멜라민이나 실리콘 등을 사용하여 만든 그릇이다 보니 상차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