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푸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놓고 트럼프 쟁탈전

입력 2024-11-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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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트럼프 인상적인 승리 축하”
푸틴 “암살 피한 트럼프, 남자답게 행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2일 선거 영상을 보고 있다. 살렘(미국)/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2일 선거 영상을 보고 있다. 살렘(미국)/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트럼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트럼프)는 이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며 “모두가 그걸 원하지만, 공정한 종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약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면 우크라이나에 손해가 될 것”이라며 “빠르고 시행하기 어려운 휴전은 우리의 독립을 망치고 파괴하려는 준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포옹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누군가는 그를 20년 동안 포옹했지만, 상황만 더 나빠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7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7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이 취임식 전에 실행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발언을 두고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계속해서 그를 언급하며 주도권을 가지려 하고 있다. 당선 직후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의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며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끝낼 방안 등에 관해 자세히 논했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문제에 있어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접근 방식에 헌신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 악수하고 있다. 헬싱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 악수하고 있다. 헬싱키/AF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도 질세라 트럼프 당선인을 감쌌다. 그는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에 대한 열망이 있다”며 “그는 과거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미수를 겪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 그의 행동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남자는 특별한 환경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인데, 그는 매우 용기 있게 남자로서 자신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당선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알렸다. 푸틴 대통령과는 아직 통화하지 않았지만, 통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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