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만 골라내는 트럼프…자격미달 인선에 우려 확산

입력 2024-11-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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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충성파 인선에 ‘자격 논란’ 불거져
뉴스 진행자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
국방과 안보 라인에 펜타곤 장성들 배제
공화당 온건파, 가드레일 역할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내각 인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른바 ‘자격 미달’ 인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대선에 이어 상·하원 선거까지 모두 싹쓸이하면서 이들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마저 사라졌다. 충성파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다음 날인 6일 새벽 승리 선언을 한 뒤부터 차기 행정부 핵심 보직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새 행정부 주요 보직이 발표될 때마다 ‘자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거센 논란에 휩싸인 인물은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다.

13일(현지시간) CNN과 폴리티코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국방부 장관에 헤그세스가 지명된 것에 대해 전·현직 미군 관계자와 군사·안보 전문가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제까지 미국 국방부 장관에는 군 경험이 풍부한 60대 장성 출신이 등용돼왔다. 그러나 올해로 44세인 헤그세스는 예비군 영관급(소령) 경력이 전부다. 특히 국방부(펜타곤) 출신 군(軍) 지도부는 물갈이 대상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과거 트럼프에 맞섰던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조직을 겨냥, 해고 대상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극우성향의 멧 게이츠 하원의장도 ‘자격 미달’ 논란의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형사기소 사건들을 ‘셀프 사면’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미국 정보기관을 지휘할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낙점된 툴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도 우려를 사고 있다.

하와이 주방위군 출신으로 이라크 파병 경험은 있지만, 정보기관 관련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조기 낙마한 뒤 탈당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뒤 공화당에 입당한 정치인이다.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된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도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러시모어산에서 트럼프 관련 대규모 집회를 허용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요직에 ‘예스맨’이나 ‘충성파’를 앉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의 행보에 제동을 걸 장치도 없어지게 됐다.

공화당은 이번 대선과 상·하원 선거 모두를 싹쓸이하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공화당 상징색인 붉은색에 빗댄 표현)’를 확정 지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은 총 43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하원 의원 선거에서 일부 선거구의 개표가 여전히 진행되는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확보했다. 앞서 상원 의원선거에서도 총 100석 중 52석을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다수당이 됐다.

이제 관건은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이 ’가드레일‘ 역할을 할지 여부다. 장관직은 미국 의회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임명된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고, 공화당 대다수 의원이 트럼프가 내놓은 명단을 지지할 것”이라면서도“그러나 이 명단은 동시에 나머지 공화당 온건파를 멈추게 할 것이고, 트럼프와 그의 비전에 얼마나 충성하는지 시험대에 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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