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증시만 내리막, 뭘 뜻하겠나

입력 2024-11-17 18:51 수정 2024-11-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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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 현상이 바로잡히기는커녕 거꾸로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도된 세계 주가지수 비교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2655.28(종가 기준)에서 15일 현재 2416.86으로 8.98% 떨어졌다. 코스닥은 866.57에서 685.42로 20.90%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주요국 주가지수로 내리막을 탄 것은 코스피, 코스닥뿐이다. 미국 뉴욕 3대 주가지수는 15~24% 뛰었다. 독일·영국 등 유로권 지수도 4~14% 상승률을 보였다. 중국·대만권의 상하이종합지수·홍콩항셍지수·대만가권지수는 11.96%, 13.95%, 26.84%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48% 올랐다. 비교 대상을 40개국으로 넓혀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RTS(-20.79%)만 우리 지수보다 나빴을 뿐이다.

환율 흐름도 걱정이다. 미국 경제 호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등으로 인한 강달러 현상은 세계적 추세지만 원화 절하 폭이 유난히 크다. 유로, 대만 달러, 역외 위안이 약 11개월 동안 각각 5.11%, 6.37%, 1.88% 하락할 때 원화는 8.60%나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 중 원화보다 절하율이 높은 것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의 엔화(-10.71%)밖에 없다.

한국 환율은 증시와 맞닿아 있다. 원화 약세가 뚜렷해질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 비중은 32.30%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만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59조4948억 원에서 49조9023억 원(8일 기준)으로 10조 원가량 줄었다. 20조 원 수준이던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도 15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1일 1035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넘어섰다. ‘국장(한국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란 국내 유행어가 빈말이 아닌 셈이다.

내·외국인 가릴 것 없는 탈출 러시를 단기적 자금 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국가 투자가치에 대한 전반적 재평가가 진행되는 한 단면으로 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단기간에 압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21세기 진입 이후 통상 매년 4~5%의 성장률로 2023년 기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과거의 ‘무용담’일 뿐이다. 수출 경쟁력 하락, 내수 부진, 저출생·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이를 게을리하면 ‘아시아의 병자’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남유럽 3개국 최근 경제회복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재정 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의 경제 회복 배경에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있다고 했다. 남유럽은 법인세 인하, 고강도 노동 개혁 등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꾸고 있다. 한경협은 “그리스의 경우 법인세 단계적 인하, 규제 정비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 결과 경제 성장과 재정 건전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우리 눈앞에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토끼는 많다. 언제 어떻게 잡을 것인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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