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입력 2024-11-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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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에 남녀공학 반대 문구가 락카칠로 적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에 남녀공학 반대 문구가 락카칠로 적혀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을 놓고 반대 시위가 장기간 이어진 가운데, 학생 대표단과 학교 측이 21일 만나 논의를 거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향후 동덕여대 측이 손해배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소송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안준형 변호사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동덕여대 사태와 관련해 "법적으로 보면 확실히 위법의 소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총학을 상대로 전체를 고소하기도 어렵고 현실적으로 변호사 입장에서 봤을 때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이나 호락호락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우선 동덕여대 학생들이 시위 장소로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이라고 적시했지만, 이곳을 벗어나 시위를 이어간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신고된 장소를 이탈해서 시위를 계속하면 위법하다. 관할 경찰서인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신고 장소인 100주년 기념관을 벗어나서 건물의 안에 들어가거나 다른 장소에서 시위를 이어간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법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 대학이라는 공간이 특수한 공간이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공간은 아니니까 위법한 시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찰의 공권력이 바로 투입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남녀공학 반대 문구가 락카칠로 적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남녀공학 반대 문구가 락카칠로 적혀 있다. (연합뉴스)

향후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동덕여대 학교 측이 학내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안 변호사는 "이것도 문제가 있는 게 학교 측에서 공개한 예상 금액이 적게는 20억 원, 많게는 54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예상치가 30억 원씩 차이가 난다는 것 자체가 구체적으로 계산한 수치는 아니구나 이런 느낌이 있었다"며 "또 하나는 학교 측에서 시위가 끝나기도 전에 손해배상 문제를 먼저 꺼낸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금액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에게 손해배상을 할 수도 있으니 시위를 이쯤에서 멈추라는 무언의 압박 용도로 제시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변호사는 "학교 측에서 계산한 건 대부분 건물 복구 비용이나 기물 파손 비용을 더한 것에 청소 비용 등을 더해서 계산했다. 54억 원은 학교 주장일 뿐, 제가 볼 때는 수억 원은 넘을 것 같은데 10억 원을 넘어가거나 그러지는 않지 않을까 조심히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변호사는 이번 동덕여대 사태를 두고 형사 책임에 관해서 재물이 손괴됐으니 재물손괴죄가 될 수 있고, 학교 수업을 방해했기 때문에 업무방해죄로 고소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경우 주체가 특정돼야 하는데 학생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이런 시위에 참여했고, 폐쇄회로(CC)TV 같은 것을 통해 특정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학교와 학생들인데, 법은 최소한이어야 할 것 같은데 법을 앞세워야 하냐?"는 질문에 안 변호사는 "제가 봤을 때 학교 측의 대응이 가장 미흡하고 문제였던 것이 시위가 끝나기도 전에 손해배상이니 형사고발이니 이런 거로 언론플레이를 한 게 문제였다고 보인다. 어제 같은 경우도 만나서 3시간 얘기하니깐 일단락이 됐는데 왜 진작 학교 측이 학생들을 만나서 진지하게 얘기하지 못했을까 싶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처음부터 학생들을 논의의 장에 끌어들였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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