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리스크 ‘고배당’으로 헷징…52주 신고가 근접 ‘수두룩’

입력 2024-11-25 15:50 수정 2024-11-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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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장 ‘고배당’ 종목이 해결사…코리아 밸류업까지 매력 부각↑
통신·금융·유틸리티 전통적 방어주…52주 신고가 앞둔 종목 수두룩해
"주주환원율 높은 고배당주에 관심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월 24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민트 힐(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월 24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민트 힐(미국)/AP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트럼프 2.0’(트럼프 2기 행정부)시대를 앞두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세는 인상하지만, 법인세는 인하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트럼프 정책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차전지, 반도체 섹터들은 하락을 거듭하거나 호실적에도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부진함과 변동성이 큰 장에서 ‘고배당’ 종목들이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투자 격언이 있는 데다 최근 코리아 밸류업 이슈까지 떠오르며, 그 어느 때보다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 받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통적 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인 KT는 전 거래일 대비 0.67% 오른 4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존 52주 신고가인 4만4500원을 넘어섰다. KT는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수익률이 4.4%에 달한다. 내년 컨센서스 기준으로 보면 4.9%다. 같은 섹터인 SK텔레콤도 52주 신고가(5만8400원)에 1600원가량 남겨둔 5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발 ‘보편관세’ 시행 우려 확대가 시장을 덮치고 있는 중에도 배당주는 52주 신고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즉, 불안한 시기일수록 고배당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이다. 특히 다음 달 20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별 리밸런싱이 예정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주는 이미 주주환원 계획을 담은 밸류업 공시를 마쳤으며, KB금융,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도 마찬가지로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KB금융의 경우 개인과 기관에서 편입 기대감은 컸지만 9월 밸류업 지수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12월에 편입이 기대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특히 증권 유관기관들이 2000억 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21일부터 가동하고 있는 데다, 연말까지 3000억 원 규모로 추가 조성하겠다고 밝혀 밸류업에 적극적인 통신주와 함께 금융주도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주들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지난해 결산 기준 5.97%를 기록했으며, JB금융지주는 4.56%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1만6850원으로 마감해 52주 신고가(1만708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JB금융지주도 52주 신고가가 1만8770원으로 현재가(1만8410원)와 360원 남짓 차이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3.11%,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2.26%를 기록했다. 두 종목도 52주 신고가를 곧 뚫을 기세다.

전통 방어주인 유틸리티 종목 중 최근 실적이 좋아진 한국전력의 경우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앞두고 있다. 52주 신고가는 3월 15일 기록한 2만4850원인데, 현재 2만3750원으로 1100원가량 남겨뒀다. 관계사인 한전KPS도 고배당(5.20%)에 이날 52주 신고가(4만6350원)를 넘어선 4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선 올해 배당주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높은 성과를 냈다면서, 주주환원율이 높은 고배당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 배당주는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 높은 성과를 냈다”라면서 “내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주환원율이 높은 고배당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가치 제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배당성향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면서 “방어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배당주는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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