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쇄신 인사… 전영현 부회장 메모리 직접 챙긴다 [종합]

입력 2024-11-27 11:22 수정 2024-11-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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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사업부, 대표이사 직속으로
파운드리 사업부장 교체… 사업 전열 재정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고한승 바이오에피스 사장 배치
DX부문장 산하 품질혁신위원회 신설, 한종희 위원장 위촉
전영현 사업지원TF장 유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삼성전자가 위기의 진원지였던 반도체 부문의 수장 2명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를 회복하기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에는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5명 규모의 인사가 이뤄진 바 있다. 승진 인사는 최소화하면서, 보직 변경을 통해 쇄신을 단행한 것이란 평가다.

먼저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을 대표이사 부회장 겸 메모리사업부장·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원장으로 배치했다. 올해 5월 DS 부문장으로 전격 투입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함께 메모리사업부까지 직접 맡아 메모리 재도약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자료제공=삼성전자)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자료제공=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축인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사업부 수장에는 한진만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된다. 칩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박용인 사장은 유임됐다.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사장급 CTO(최고기술책임자) 보직도 신설한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 CTO를 맡았다.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인사를 두 명 배치하며 기술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자료제공=삼성전자)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자료제공=삼성전자)

DS부문 직속의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도 신설했다. 이 자리는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기획ㆍ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 사장은 전영현 부회장을 보좌하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반도체 사업 전반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갤럭시버즈 품질 논란 등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으로 한종희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품질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도록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로써 대표이사, DX부문장, DA(생활가전)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 등 4개 보직을 겸임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또한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해 안정 속 쇄신을 추구했다.

상담역으로 물러났던 이원진 사장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현업에 복귀한다. 이 사장은 2014년 구글에서 영입된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다. 글로벌 IT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해 마케팅/브랜드/온라인Biz를 총괄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인 고한승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이동한다. 고 사장은 2008년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멤버다.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다.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며 쇄신 속에 안정도 추구했다. 사업지원TF장인 정현호 부회장도 유임됐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향후 단행될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 폭은 예상보다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올드맨이 전면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 내 최상급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문별 사업책임제 확립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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