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해 보조력 생성
건설·조선·항공 등 다양한 산업서 활용 가능
내년 국내 판매 시작해 2026년 해외 공략
작업자의 능률을 올리고 근골격계 부담은 낮춰주는 무동력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가 국내외 산업 현장에 찾아온다.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엑스블 숄더’는 건설·조선·항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엑스블 숄더는 내년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해외 공략에 나선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27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엑스블 숄더’를 공개하면서 “2018년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장에서 로봇 제품들을 테스트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기술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초고령화 사회와 제조업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러 요구사항을 반영해 ‘엑스블 숄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이른바 ‘윗보기 작업’에 활용하면 작업자의 어깨나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엑스블 숄더의 가장 큰 특징은 무동력 회전력(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가벼울 뿐만 아니라 별도로 충전이 필요 없어 유지 및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제품의 총 무게는 약 1.9kg으로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의 길이도 406㎜부터 446㎜까지 직접 조정할 수 있다.
라인업은 ‘기본형’과 ‘조절형’ 두 가지다. 기본형은 자세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최대 2.9킬로그램힘(kg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조절형은 동일 자세를 반복하는 작업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작업 자세에 맞게 최대 토크를 얻을 수 있는 각도(75도~120도)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으며 최대 3.7kg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이날 엑스블 숄더 기본형 모델을 착용해보니 일반 조끼를 입은 것과 다름없이 가벼웠다. 조끼 사이즈도 허리 매듭을 통해 조절할 수 있어 체형에 알맞게 입을 수 있었다. 제품을 착용하고 팔을 휘두르거나 만세 동작을 해도 불편함이 없었다.
해당 로봇 기술의 핵심은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해 보조력을 생성한 것이다. 모듈은 크랭크 축과 인장 스프링 그리고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근력 보상 모듈이 작동하면 모듈 내부의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 축에 토크 형태로 전달되는데, 이때 생성된 회전력이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ㆍ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경감할 수 있다. 또한 멀티링크의 길이와 결합 위치도 조정해 작업 환경별로 최적의 보조력을 생성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사의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공급하고, 내년부터 계열사 및 타 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한다.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