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7일 항소 기각…“정부, 45억3500만 원 지급”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형제복지원 피해자 13명에게 정부가 총 45억3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상고는 마감 기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이향직 대표는 “3년 7개월 만에 항소심에서 승소했으나 피고 대한민국은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를 했다”며 “피해자들이 다 죽으면 배상금을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지연하는 것인가. 설령 우리를 이겨서 어쩌자는 건가”라고 호소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다수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고, 항소심 판결이 다른 사건들 선례가 될 수 있어 상고심 판단 및 기준 확립을 위한 점 등 고려했다”며 상고 이유를 밝혔다.
1960년 형제육아원으로 시작한 형제복지원은 1975년~1987년 부랑인을 단속‧선도한다는 목적으로 운영된 전국 최대 규모의 부랑인 수용 시설이다. 1987년 3월 22일 직원들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그 실태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12년간 약 3만8000명이 입소했으며 확인된 사망자 수는 6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7일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피해자 13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인당 7500만~4억2000만 원씩 총 45억35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