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두고 심상치 않은 與 분위기…계파 갈등 변수로

입력 2024-12-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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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시작된 갈등 최고조
친한계 “수사 결과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
친윤계 “술책 말려들며 부화뇌동, 적절치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0일로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재표결을 앞두고 여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불거진 계파 갈등이 재표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작성됐다는 의혹으로 촉발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에 친한계에서 당내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통과에 필요한 이탈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가 이전에는 특검법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김민전 최고위원의 ‘공개 저격’ 이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친한계 인사들도 크게 부정하지 않고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사무부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틀린 표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그러면서 한 대표의 이런 모습이 당 분열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도 안 되는 당게(당원 게시판)을 갖고 분열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추경호 원내대표는 ‘냉각기를 갖자’고 했고, 한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 당내 잡음을 줄이는 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부총장은 아울러 “지금 명태균씨 수사를 창원지검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수사도 생물이기에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들이 나온다”라며 “(특검법 재표결은) 모든 상황을 다 종합해서 정해도 늦지 않다”라고 밝혔다.

정성국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를 향한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한 대표도 사람이다. 격해진 감정에서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명씨와 김 전 의원과 관련된 검찰 조사 내용이 나오고 국민 여론에 변화가 생기면 한 대표가 생각 정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윤계는 논란 자체를 차단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꾸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며 부화뇌동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친윤계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김건희 특검법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 대표는) 집권여당의 당대표”라며 “엄중한 사안을 (압박)카드로 이용한다, 안 한다 등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꿈에서라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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