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실물 보니…“학습동기 유발 요소 곳곳에”

입력 2024-12-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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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맞춤형 학습' AI 디지털교과서 최종합격본 실물 공개

▲교육부가 2일 출입기자단 대상으로 AI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 실물(웹전시본)을 공개했다. (교육부)
▲교육부가 2일 출입기자단 대상으로 AI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 실물(웹전시본)을 공개했다. (교육부)

“내가 상상하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영어로 써보자.”

A중학교 1학년 김지혜(가명) 양은 영어수업 글쓰기 활동에서 ‘현재진행형’을 활용해 이를 표현해야 했다. 다만 김 양은 아직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 ‘챗봇’에 관련 질문을 물어보고 작문을 이어나갔다. 해당 영어교사는 김 양의 이러한 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는 점수를 매겼다. 이는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수업 현장의 일부 모습이다.

2일 교육부는 출입기자단 대상으로 AI 교과서 영어 최종합격본 실물(웹전시본)을 공개했다. AI 교과서 일부 발행사가 모니터 2대를 통해 교사용과 학생용 AI 교과서를 연계해 주요 기능 등 수업 장면을 시연했다.

시연에 앞서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AI 교과서는 학생의 학습과 수업 지원, 그리고 AI 보조교사의 역할을 하도록 개발이 됐다”면서 “AI 교과서를 통해 학생의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실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영어 서책교과서에서는 음원을 듣고 난 후 문제를 풀고 정답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 활동이었는데, AI 교과서는 관련 기능이 적용돼 AI 음성평가 기능이 추가됐다. 이 외에도 성취도와 참여도에 학생들의 개별 상황도 실시간으로 보여졌다.

교육부, 중1·초4 영어 AI 교과서 공개

이날 시연에서는 일부 발행사의 중1과 초4 영어 AI 교과서가 공개됐다. 중1 학생들은 영어 시간에 AI 맞춤 학습 코너로 이동, 진단평가를 통해 수준에 맞는 문항들을 제공받아 개별 맞춤 학습을 이어나가는 형식이 시연됐다. 교과서 발행사 관계자는 “진단평가는 총 12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관련 문항을 통해 영어의 6가지 영역에 대한 본인의 성취도를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AI를 통해 교사 화면에서는 학생별로 스피킹과 어휘 부분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글쓰기·독해·문법 영역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등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했다. 추천 콘텐츠 등도 이용해 보충학습을 먼저 이용하고 성취 수준을 달성하도록 했다.

한 단원의 학습을 마친 학생에게는 보상으로 포인트 하트도 적립됐다. 학생들에게 학습 유인을 이끌 수 있는 ‘아바타’ 등 아인템을 생성하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하트 적립을 통해 아바타의 머리, 옷, 신발, 방 등을 꾸미는 데 활용했다.

발행사 관계자는 “게임 요소를 이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높였다”면서 “학습을 할수록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요소가 더 많아져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4 영어 일부 AI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학습 유인을 이끌수 있는 ‘아바타’ 등 아인템을 생성하게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손현경 기자)
▲초4 영어 일부 AI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학습 유인을 이끌수 있는 ‘아바타’ 등 아인템을 생성하게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손현경 기자)

초4 영어 교과목에서는 학생용 화면에서 ‘잠금’ 기능이 추가됐다. 학습에 있어서 기술에 대한 과잉의존 유발에 대한 일각에서의 지적에 따라 관련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교과서 발행사 관계자는 “(학생들이) 디바이스에 너무 집중하면 안 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디바이스를 잠금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학습지와 차이 없어…교사 업무부담 가중" 등 지적도

다만 이날 시연회에서는 AI 교과서들이 기존 온라인 사교육 학습지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교과서 발행사 관계자는 “명확하게 교과서와 사교육 학습지는 다르다”면서 “교과서는 교육과정에 기반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개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오류가 있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고영종 실장도 “교육당국이 가장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우려도 나왔다. 발생사 측은 “AI 교과서 사용을 통해 자동화된 채점 등 평가 문항들이 ‘증거 기반’으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학생이나 학부모 상담을 할 때 필요한 게 결국은 증거 기반의 자료라 AI 교과서를 통한 디지털화된 자료들이 상당히 많은 업무 경감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 당국은 이날 검정 심사를 마친 총 76종의 AI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공개했다. 각 학교는 서책형 교과서처럼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AI 교과서를 선정하고 내년 3월 초등 3·4학년과 중 1·고1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처음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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