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먹고사는데 한가해도 너무 한가해”

입력 2024-12-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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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산업부 이수진 기자
▲이투데이 산업부 이수진 기자
“우리에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북한의 핵과 같은 존재다.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그나마 먹고살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수출 덕분 아닌가. 지금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데 뚜렷한 지원책 없이 이렇게 목을 내놓고 한가하게 있어도 되는 걸까.”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 말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둘러싸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정작 국내 정부의 지원과 관심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데에 학계와 업계 모두 이견이 없다.

현재 첨단산업 분야에 이뤄지는 정부의 지원은 대부분 대출과 세액공제 정도다. 연구개발(R&D)을 위한 대출을 받을 때 이자 감면이나, 세액공제 등이다.

국내 조세특례제한법상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는 1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인데, 적자 기업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미공제금액을 제삼자에게 양도하는 등의 내용이다. 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법안도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이미 세액 공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밖에 다른 혜택을 추가하기에는 ‘특례’가 될 수 있고, ‘첨단산업’의 대상을 기재부가 정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요국들은 재정보조금을 크게 늘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 재정보조금은 코로나 이전인 2015~2019년 28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이후인 2020~2024년에는 1048억 달러로 37배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간접 금융지원 방식의 지원이 제조업 보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상위 5개 제조업 보조금 유형은 1위가 무역금융(775억 달러)이다. 다음으로 정부대출(556억 달러), 대출보증(131억 달러) 순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파격적인 직접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치열해지는 기술 전쟁을 고려하면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조세 형평성 등 여러 문제는 잠시 뒤로 미뤄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저가 시장을 공략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은 TSMC 등 반도체 기업에 수조 원의 보조금을 주며 자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직접 보조금에 대해서는 여당이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지원 근거를 준비 중이다. 야당이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이 부분을 제외하고 법안은 큰 무리 없이 통과된다는 것이 여당의 일반적인 분위기다.

다만 법안 통과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정국의 이슈가 떠오르면 소용돌이로 빠지는 것이 정치이고,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은 정쟁의 뒤편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더 늦기 전에 직접 지원금에 국회와 정부가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등 첨단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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