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평소와 달리 너무 아파하고 혈변…‘장중첩증’ 의심[e건강~쏙]

입력 2024-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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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장 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평소와 달리 아이가 갑자기 울면서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올리거나 혈변을 본다면 단순 복통이 아닌 ‘장중첩증’일 수 있어 세심히 살펴야 한다. 장중첩증은 장의 한 부분이 인접한 다른 부분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상태를 말한다.

제때 장중첩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장 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보통 생후 3개월에서 만 3세 사이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고, 남아의 발병률이 더 높다.

장중첩증의 약 95%는 별다른 원인이 없이 발생한다.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이 대장의 시작점인 맹장으로 말려 들어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감기 또는 장염에서 회복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절기에 더 많이 보고된다.

주된 증상은 갑작스럽고 심한 복통이다. 이 때문에 다리를 복부에 붙이고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다가 조용해진다. 이런 복통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며, 복통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 구토 증상이 나올 수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장폐쇄증의 증상인 초록색 담즙성 구토로 변한다. 환자의 60%는 발병 112시간 이내 특징적인 끈끈한 점액성의 혈변이 관찰된다.

장중첩증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아이의 배를 살살 만져보면 소시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탈수와 탈진, 쇼크 현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중첩증으로 인해 긴 장을 지지하는 장간막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발생하면 복부 팽만과 압통이 심해지고 장 괴사가 일어나 사망할 수도 있다.

진단을 위해선 복부 X선 촬영을 해봐야 한다. 이를 통해 장관 내의 가스분포를 확인하거나, 만져지는 덩어리의 음영을 확인해 장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비수술적으로 항문을 통해 대장으로 공기나 물을 주입해 중첩상태를 풀어주는 정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복막염으로 진행하지 않은 장중첩증 환자의 장관 내 압력을 증가시켜 장을 풀어주는 치료법으로, 성공률은 약 90% 정도다.

수술적 치료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정복술 또는 개복하 도수 정복술이 있는데, 중첩된 장을 복강경 기구나 손으로 밀어서 빼내는 방식이다. 이는 비수술적 정복술이 실패했거나, 복막염이 진행된 환자에서 시행한다.

오채연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장중첩증은 응급질환이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라며 “치료가 지연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아이가 평소와 다른 양상의 복통을 호소하거나 점액성 혈변이 관찰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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