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K2 연내 수출계약 안갯속?…방산업계 “이상 無”

입력 2024-12-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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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영향 맞지만
과대해석은 경계해야

▲현대로템이 수출한 K2 전차가 폴란드 그드니아에 도착해 하역되고 있다. (자료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수출한 K2 전차가 폴란드 그드니아에 도착해 하역되고 있다. (자료제공=현대로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면서 방산업계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출 계약과 납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방산 수주 특성상 회의적인 여론이 조성될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9일 디펜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파벨 베이다(Paweł Bejda)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2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K2PL(K2 Poland) 전차 프로그램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 프로그램이) 복잡한 만큼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입하는 4조5000억 원 규모의 1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2차 계약 관련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2차 계약이 체결되면 성능 개량형 모델인 K2PL을 납품한다. 계약 금액은 약 9조 원에 달한다.

폴란드형 버전인 K2PL은 바퀴 축을 기존 6축에서 7축으로 늘려 차별화했다. 현지 요구에 따라 원격사격통제체계, 능동파괴체계, 지뢰방호키트 등 추가 옵션을 대거 탑재한다.

K2 전차는 우수한 성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다 차관은 K2 전차가 폴란드에 납품될 때마다 자신의 SNS에 “폴란드 기갑 부대의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다”, “강력하고 현대적인 군대는 안전한 조국을 의미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표해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사업을 꾸리고 있고, 정권 교체에 따른 변수 또한 사업에 지장이 없게끔 계약한다”며 “오히려 사업 취소 물량을 먼저 가져갈 수 있는지 문의하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방산 향해 글로벌 러브콜…손바닥 뒤집듯 입장 바꾸기 어려워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K-방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간 계약을 쉽게 번복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4일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KAI는 수리온 헬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자파로프 대통령은 서울의 한 군 공항에서 수리온을 타고 사천까지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자파로프 대통령은 4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키르기스스탄으로 돌아갔다.

KAI 관계자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문이 취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이나 거래와 관련해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다”며 “수입 고객들은 납기, 성능,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상을 진행하며 일정 조정도 이에 따라 이뤄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K-방산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자파로프 대통령의 방문 취소는 정상회담 취소에 따른 연쇄 효과일 뿐, K-방산 위상이 하락해 KAI 방문이 취소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성상덕 대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계엄 선포 사태로 대한민국의 대외 신인도가 훼손됐지만, K-방산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정부 기관과 기업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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