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강남 호텔 출점 ↑…“비즈ㆍ레저객 등 공략”
1989년 '호텔 아미가'로 문을 연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이 또 한 번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이하 임피리얼 팰리스)'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에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57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아코르와 손을 잡았다. 그랜드 머큐어는 아코르 산하 호텔 브랜드로, 풀만·스위소텔과 함께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바로크 양식 인테리어가 눈을 사로잡았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35년간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토종 호텔로 운영해 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1월 무기한 휴관에 돌입했다. 이후 재단장을 거쳐 6월 재개장했다. 재개장하면서 기존 405실에서 314실로 전체 객실 수를 줄인 대신 기존보다 면적이 큰 레지던스 객실(90실)을 도입했다.
김경림 임피리얼 팰리스 총지배인은 "개보수의 핵심은 고품질 편의시설을 갖춘 90개 서비스드 레지던스"라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주방 시설은 물론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 가정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급의 전자제품을 구비해 장기 투숙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레지던스 객실을 둘러보니 일반 호텔 객실보다 2~3배는 큰 규모였다. 인테리어는 기존 객실과 달리 고풍스럽기보단 현대적이고 깔끔했다. 호텔 측의 설명대로 한쪽에 마련된 주방 공간엔 인덕션부터 각종 주방 설비가 잘 갖춰져 있었다. 호텔 관계자는 "레지던스 공간은 장기 출장, 이사를 준비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앞으로 장기 투숙객 비율을 20~30%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반면 224개의 호텔 객실은 앤티크한 인테리어를 유지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 호텔에서 가장 고가인 '로얄 스위트' 객실은 약 202㎡(61평) 넓은 공간에 5개의 분리된 공간, 월풀 욕조, 고급스러운 소품들로 꾸며져 유럽 왕실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나의 공간에 현대적인 감각의 레지던스와 고급스러운 호텔 객실이 동시에 구현돼 있는 셈이다.
여기에 4개의 식음업장인 뷔페 패밀리아, 중국식 파인 다이닝 천산, 카페 델마르, 더 바를 운영해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비즈니스 공간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와 최첨단 피트니스 클럽, 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췄다.
한편 다양한 수요에 대응해 서비스를 강화했음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남 지역에 호텔 출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임피리얼 팰리스에 부담이다. 특히 미국계 메리어트가 내년 9월 강남구 삼성동에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를, 스위스계 아만이 2027년 청담동에 '자누'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2021년 역삼동에 '조선팰리스 강남', 지난해 논현동에 아난티가 '아난티 앳 강남'을 열었다.
김 총지배인은 "최근 많은 호텔이 새로 문을 열고 있고 또 개점을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반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문을 닫은 호텔도 많아 임피리얼 팰리스도 충분히 경쟁력 있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비즈니스 고객 뿐 아니라 가족, 레저고객까지 섭렵할 수 있는 호텔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