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톱’ 고팍스 상장시계…바이낸스 인수만 기다린다
고팍스 “고파이 사태 해결 전까지는 신규 상장 없을 것”
바이낸스 인수 마무리 절차에 따라 추가 상장 달려있지만
신규 상장, 바이낸스 후광 효과 볼 가능성은 미지수
고팍스가 고파이 사태 발생과 함께 신규 코인 상장을 중단했다. 고팍스는 지급 지연 사태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으로 고파이 구원투수인 바이낸스의 인수 마무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9일 오브스(ORBS)를 끝으로 새로운 코인을 상장하지 않고 있다. 같은 달 16일 고팍스 예치 상품인 고파이 출금 지연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파이 사태와 함께 고팍스의 신규 상장은 5달 동안 멈춘 상태다.
고팍스 관계자는 “현재 고파이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라며 “상장 요청을 해오는 프로젝트에도 지금은 상장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팍스 측에서는 추가 상장을 보류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의 신청 자체가 멈춘 상황은 아닌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바이낸스는 고팍스 예치금 상환을 조건으로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준행 고팍스 대표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등기 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사실상 인수 마무리 단계로 여겨지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수리만 남겨둔 상황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행정절차(신고 수리)만 마무리되면 고파이 잔금 지급이 진행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실상 인수 마무리 단계인 변경 신고가 수리된다면 계약 조건에 따라 고파이 사태를 해결한 후 신규 상장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신규 코인 상장은 이용자 유입과 더불어 거래량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이른바 ‘상장빔’은 신규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배경으로 탄생한 말이다. 고팍스가 고파이 사태를 해결하는 동안에도 타 거래소들은 꾸준히 신규 상장을 진행했다.
고파이 출금 지연 사태 발생일인 지난해 11월 16일 기준으로 고팍스를 제외한 원화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신규 상장한 가상자산 수는 각각 15종, 27종, 3종, 4종 이다. 신규로 거래 지원한 가상자산 수는 거래소마다 상이하지만, 고팍스처럼 상장을 멈춘 거래소는 없다.
다만, 상장과 상장 신청 여부는 구분해야 한다. 고파이 지급 지연 사태 해결이 먼저라는 의도와 달리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둔 프로젝트들에게 바이낸스를 배경으로 둔 고팍스는 매력적인 거래소가 될 여지가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의 오더북 공유 가능성 때문이다. 사실상 오더북 공유는 바이낸스 상장을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노리는 프로젝트 입장에서 고팍스 상장을 노릴만하다.
물론, 바이낸스의 변경 신고가 수리된다고 해도 오더북 공유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와 오더북 공유를 하기 위해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특금법에 따르면 오더북 공유는 △다른 가상자산사업자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 등을 거려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는 사업자일 것 △가상자산사업자는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등 2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다만, 바이낸스는 기존부터 지적돼 온 장펑자오 바이낸스 CEO와 임원들의 자금세탁 혐의를 비롯해 최근 밝혀진 고객확인제도(KYC) 우회 이용 지원 사실을 미뤄봤을 때 오더북 공유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 인수와 함께 공격적인 상장 정책을 시도하려던 바이낸스의 의도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인수 마무리 후에도 고팍스가 신규 상장으로 바이낸스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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