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승계 대해부] 삼성 ‘이재용 시대’ 열쇠는 ‘삼성생명’ 지분

입력 2015-03-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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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 상장 등 통해 ‘실탄’ 확보… 하반기부터 승계작업 본격화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이재용 부회장 등 3세로의 승계구도 완성이라는 명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첫 번째는 금융지주사법 규제를 벗어나면서 현 소유구조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최소의 비용으로 지주회사로 개편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지분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20.76%다. 이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안정적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첩첩산중 형국으로 변하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 지분 승계 자금 2조 확보 =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이며 2대주주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으로 19.34%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 문제가 심각해져 최대주주가 제일모직으로 변경될 경우 금산분리법에 의해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행 법률은 금융사가 최대주주인 동시에 자회사 지분 합계가 총자산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부친의 삼성생명 지분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 향후 그룹 전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20조원 안팎이다. 이 중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는 4조원가량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상태로 증여를 받는다면 2조원에 이르는 세금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이뤄진 옛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과 상장은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의 삼성생명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토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일모직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 등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52.3%에 이른다. 여기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취득을 위한 세금 마련에 투입할 수 있는 지분이 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3.45%가 최대주주측 지분에서 빠지더라도 지배구조상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이 지분을 증여받으면 세금을 제외하고 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11.25%도 사실상 삼성생명 지분 취득을 위한 실탄 재원이나 다름없다. 삼성SDS의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60%가 넘는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중 상당수를 처분해도 사실상 절대적 지배력에 영향이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시가가 존재하는 상장사 삼성SDS 지분을 이용하면 제반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1조5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상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연결이 된다는 방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올해 5월에 풀릴 예정이다. 그러면 올 하반기부터 삼성그룹의 지분 승계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에 대한 블록딜 계약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삼성생명 지분 승계 여부가 올해 재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로운 지배구조 윤곽 언제 드러날까 = 현재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단기적인 입장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오너가에 대한 삼성물산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합병을 하게 되면 상호출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분 정리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일반지주사 설립은 그룹의 소유구조를 정리할 수 있고, 계열사에 따라 보유 지분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또 지주사 분할을 통한 형제간 계열분리가 용이해질 수 있다. 하지만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 처리에 난항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통한 지주부분 분할이다. 이 또한 비금융부문에 대한 지분 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승계가 마무리가 되고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뒤 본격적으로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생명 지분 승계에 대해서는 밝힐 부분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현유섭 기자 hyson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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