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메리 바라] 鐵의 메리… 흙수저로 ‘금녀의 벽’을 부수다

입력 2016-01-14 12:49 수정 2016-01-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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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CEO

GM 노동자의 딸… 18세 인턴으로 입사

2014년 자동차업계 첫 여성 CEO 취임

차량결함·리콜 등 최악의 위기 극복하고

탄탄한 재정적 성과로 이사회 신임 얻어

106년 유리천장 깨고 회장까지 겸임해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자동차 기업 여성 총수에 오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메리 바라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4년 자동차 업계 최초 여성 CEO에 오른데 이어 올해 초 여성으로는 최초로 기업 총수인 ‘회장’ 직을 겸임하게 됐다. 여성 임원이 이사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106년 GM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바라 CEO가 회장직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이사회 안팎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라는 회사 역사상 최초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기쁨도 잠시, 취임한 지 2주 만에 바라 점화장치 결함과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에 맞서야 했다. GM 창립 이후 최대 위기였다. GM은 차량 점화장치 결함으로 북미 지역에서 1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즉각 인정하고 260만대 규모의 리콜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향한 비난은 들끓었다. 자사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지난 10년간 쉬쉬해오다 늑장 대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바라는 CEO 직에 오른 이후 6개월간 리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에 4차례나 출석하면서 비난 세례를 받아야 했다. 바라는 결함에 대한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며 즉각 사과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문제 발생과 그에 대한 초기대응 실패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사내문화 개혁을 주문했다. 점화장치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회사는 곧바로 잘못을 알고 있었으나 은폐가 아닌 내부소통의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며 내부 의사소통 개선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피해자 보상 문제에서는 객관적으로 접근하고자 외부 인사 켄 파인버그를 영입했다. 파인버그는 9·11 테러와 영국 정유업체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 때 피해자 보상 펀드를 운영한 전문가였다. 이후 GM측은 법무부에 9억 달러, 희생자와 유가족에 6억 달러를 각각 배상했다. 2009년 회사 파산 이전에 발생한 결함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도 마련했다. 이후 연이어 발생한 일련의 안전 부품들에 대한 리콜 사태에도 잘 대응해 GM 차량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그 결과 바라는 지난해 경제전문매체 포춘이 선정한 ‘2014년 최고의 위기관리자(crisis manager of the year)’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으로 바라를 지목했다.

◇‘여자’여서 가능했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CEO직에 올라와서야 알았다.” 최근 바라 CEO가 자동차 전문매체 야후 오토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바라는 ‘GM의 딸’로도 불린다. 그의 아버지는 GM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거푸집을 만드는 기술직으로 39년간 근무했으며 본인도 18세 나이에 인턴으로 입사해 37년째 근무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 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오늘날 바라를 만들었다. 여자이기 때문에 남성중심적인 자동차업계에 일할 수 없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그는 “내가 여자라고 에서 이 직업을 원한 것이 아니고 내가 할만하니까 그 직업을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그의 생각과는 달랐다. 업계에서도 그의 강점과 상관없이 여성인 그가 회사를 잘 이끌어나갈지에 대해 ‘반신반의’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CEO 임기 초기 ‘여성’이라는 그의 성별에 맞춰졌던 업계의 시선은 회사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면서 그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옮겨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리콜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라가 ‘여성’이라는 장점이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리콜사태가 한창이던 2014년 미국 NBC 유명 방송 프로그램인 투데이쇼의 진행자 매트 라우어는 바라 CEO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는 바라가 여성이어서, 그리고 엄마여서 그 자리(CEO)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GM의 소속 지원들은 회사가 고난의 시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바라가) 여성으로서 또 어머니로서 회사가 직면한 역대 최악의 문제를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실적과 비전=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바라 CEO가 회장직에 오를 수 있는 배경으로 실적개선과 뚜렷한 경영 비전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주요 대기업들은 이사회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CEO와 회장직을 분리하는 추세임에도 바라가 회장직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부문에서 이사회 안팎의 신임을 얻었다는 것이다. 점화장치 결함 사태와 일련의 부품 리콜 비용을 제쳐놓고도 바라 CEO는 탄탄한 재정적 성과를 냈다.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부는 과감히 쳐냈다.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시켰고 러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사업부를 대폭 축소했다.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 박차를 가해 9개 분기 연속 북미지역 순이익은 개선됐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그가 제시한 향후 10년간 9~10%대 순익 마진율 달성 목표는 무난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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