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40] 중국엔터테인먼트 시장개척의 선봉에 서서

입력 2016-03-18 10:41 수정 2016-03-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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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김정상 대표이사 회장

이미 인기있는 한류스타보다

배우‧가수 직접 발굴 중국진출

어쩌다 나오는 ‘천송이’가 아니라

제2의 이종석‧박신혜 만들 것

“우리는 광고주들에게 이미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한류스타를 찾아 주려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배우들을 발굴해서 그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중국시장에서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중국 최대 마케팅 회사인 화이자신과 투자 미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나는 그 순간 옆에 있던 동료에게 조용한 소리로 얘기했다. “우리가 찾던 최고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은 것 같다.” 이후, 투자와 업무 협력에 관한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돼 첫 논의로부터 불과 5주 만에 계약서 날인에 이르렀다.

나는 해외시장 공략을 최우선 목표로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설립했다. 엔터테인먼트의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중견 회사들이 각자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하나로 모여 보다 효율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자는 취지였다. 이런 목표에 공감한 회사들이 씨그널에 모여 이제 영화, 드라마, 예능제작, 음악, 매니지먼트의 5개 부문을 구성하게 됐다.

2000년대 초반 시네마서비스 대표 재직 시절,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에 따른 성장 추세를 고려해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한국영화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중국의 영화 제작비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중국 대부분의 작가, 감독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관영 스튜디오 소속의 공무원 신분으로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는 중국 내 가능성 있는 작가나 감독을 지금의 프리랜서 형태로 미리 발굴하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을 계획했으며, 당시 시네마서비스에서 보유하고 있던 ‘킬러들의 수다’, ‘미스터맘마’, ‘아일랜드’의 중국판 리메이크를 추진한 바 있다. 결국 중국 내 여러 가지 변수 탓에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세월이 흘러 현재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당시의 기억은 나에게 또 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은 많은 노출이 인기를 끌어올린다. 우리도 90년대, 음반 하나를 내면서도 광화문 전광판에 광고하고, 스포츠신문 전면에 광고하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노출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그것이 음반 판매량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이 그렇다. 광고를 통해 노출되고 나면 중국에서 전국구 스타로 부상하게 된다.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놀라우리만큼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지만, 중국의 한류는 드라마뿐이 아니다. SBS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광수, 김종국, 송지효 등 출연자들은 웬만한 한류스타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했던 프로그램 포맷들이 중국에 속속 수출되고 있는데, 우리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제작한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냉장고를 부탁해’도 각각 중국 강소TV와 텐센트에 수출됐다. 이제 예능프로그램 포맷 수출도 한류의 주요 아이템 중 하나가 됐다. 올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해 방송 중인 mnet의 ‘프로듀스101’은 국내에서 방송도 하기 전부터 각종 대형 포털에서 실검 1위를 기록했고, 방송 시작과 함께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미 이 프로그램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꼭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한 해 우리는 내부적으로는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콘텐츠와 제작시스템을 확보했고, 앞서 언급한 고민과 숙제를 풀고자 대외적으로는 실질적인 협업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중국 파트너 2곳을 주주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의 토대를 완성했다. 현재 실사를 마치고 인수 절차를 밟는 엘앤홀딩스가 합류하면 씨그널은 50명이 넘는 연기자를 보유한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되겠지만, 중국에서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조만간 콘텐츠 제작의 제 분야에서도 씨그널이 구축한 중국 네트워크에 합류하려는 제작사와 인재들이 더 늘어나고 그것이 다시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선순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지난 1월 25일 공시를 통해 중국 최대 오프라인 광고 마케팅 기업인 ‘화이자신 그룹’으로부터 214억원가량의 금액을 투자받게 됐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아직 그 의미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지난 1년간 씨그널은 투자에 관심을 둔 수많은 중국 회사와 만남을 가졌다.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경영의 주도권을 가져 가려는 회사에서부터, 독점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길 원하는 회사, 그리고 아무것도 필요 없이 자신들의 주가를 올리기 위한 장식물 정도로 씨그널을 활용하려는 회사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을 만나보았지만 화이자신은 조금 특별했다.

2003년 조그만 오프라인 광고 서비스 업체로 시작한 화이자신은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에 계열사 14개를 거느리고 수많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중국 내 마케팅을 대행하는 종합 마케팅 회사로 성장했다. 우리를 만났을 때, 향후 회사의 성장 방향에 대한 정확한 목표 의식이 있었다. 콘텐츠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 이유는 어쭙잖게 직접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콘텐츠 마케팅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었다.

화이자신과 손을 잡으면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시너지를 보여줄 파트가 배우, 가수 등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다. 화이자신은 중국에서 이미 인기를 끄는 한류스타보다는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가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지금 우리 배우들의 프로필을 들고 광고모델 캐스팅을 위해 뛰고 있고, 벌써 중국 굴지의 화장품 회사가 씨그널의 여배우 가운데 한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전혀 중국에서 인지도가 없다고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화이자신의 전략이 정확했던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 규제 진입장벽

최근 사드 놓고 한‧중 외교마찰

한류 열기 식을까 우려도 있지만

새로운 성장엔진은 결국 중국!

화이자신과 씨그널은 성공하는 드라마에서 어쩌다 한번씩 ‘천송이’가 탄생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가능성 있는 배우를 중국 내 광고 모델로 데뷔시키고, 이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린 뒤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이들을 출연시켜 중국의 새로운 한류스타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2016년에는 씨그널의 많은 연기자와 가수들이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이종석처럼, 박신혜처럼 한류스타로 우뚝 서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이후 국내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 해외 업체들의 규제 방침을 밝히는 등 악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관련 업체들의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와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과 외교 마찰이 장기화하고,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심화될 경우 오랜 기간 지속돼 왔던 중국 내 한류 바람이 빠르게 사그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물론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송 중인 드라마 ‘태양의후예’의 중국 내 인기를 통해 그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차기 성장엔진을 중국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지만,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에 대한 중국의 다양한 규제로 아직까지 중국시장 진출에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다. 그럼에도 많은 회사가 거대한 중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은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을 대표하는 톱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중국시장 진출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와 임직원의 성장, 그리고 주주의 이익, 나아가 국가 브랜드 제고와 국가 경제에 미력하나마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인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쉼 없이 매진해 나갈 것이다.

[김정상 프로필]

1993~2000 : 20th Fox Home Entertainment 아시아 담당 부사장, 한국대표

~2005 : 시네마서비스 & 플레너스 대표이사

~현재 :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대표이사 회장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연혁]

2011.01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상장 매매 개시

2013.03 최대주주 변경 (주)삼양옵틱스->(유)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

2013.08 대표이사 변경(대표이사 장철진 취임)

2014.12 (주)유니원아이앤엠 지분 인수로 종속회사 편입

2015.02 (주)씨그널정보통신에서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주상호 변경

2015.07 (주)에스박스미디어컴퍼니, ㈜유니원아이앤엠 합병완료

2015.09 최대주주 변경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중국 SG INVESTMENT

2016.01 최대주주 변경 중국SG INVESTMENT->중국 화이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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