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모하메드 사우디 부왕세자 '脫석유 선언'… 최대 산유국 '젊은 실세'

입력 2016-06-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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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국제유가 70% 폭락하자 위기감 고조에 정부 보조금·공공임금 비중 감축 등 ‘비전2030’ 국가개혁프로그램 승인… 2020년 GDP 비석유 수입 6→20% 확대키로

지난 4월 전 세계 원유시장의 관심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합의 여부에 쏠려 있었다. 시장은 동결 합의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사우디가 이란의 참여 없이도 동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 그러나 초안까지 마련됐던 생산량 동결 합의는 불발됐다. 경제 실세로 떠오른 모하메드 빈 실만 알 사우드(30) 사우디 부왕세자의 갑작스러운 ‘변심’ 때문이었다.

회의 석상에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없었다. 모하메드 부왕세자의 호출을 받았던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합의 초안 폐기를 통보했고 그의 한마디에 생산량 동결 초안은 휴지 조각이 됐다. 정확히 일주일 뒤인 4월 25일,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탈(脫) 석유 시대’를 선언했다. 그간 오일머니로 강력한 왕권을 지탱해왔던 석유왕국 사우디가 앞으로 부의 원천을 다른 곳에서 찾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이었다.

사우디 내각은 6일 탈석유 개혁을 골자로 한 국가개혁프로그램(NTP) 최종안을 승인했다. NTP는 지난 4월 모하메드 부왕세자가 공개한 탈석유 개혁 이른바 ‘비전2030’의 일환이자 일종의 실행 계획서다. 이번에 공개된 NTP에 따르면 사우디는 2020년까지 정부지출에서 차지하는 공공임금 비중을 현재 45%에서 40%로 줄이게 된다. 여기에 수도와 전기 등 각종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부가세를 도입해 세수 확보에도 나선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사우디는 중동국가에서도 유난히 변화를 꺼려온 나라였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각종 지원금으로 민심을 얻어온 터라 정부 보조금 삭감은 왕정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유가가 70% 가까이 폭락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비전 2030의 핵심은 아람코 지분 일부 증시 상장에 있다. 아람코의 기업 가치는 2조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인 애플(5800억 달러)의 4배 이상이다. 이를 재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를 만들고 사우디의 석유산업 비중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사우디의 경제 실세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아버지이자 사우디 국왕인 살만 국왕의 전폭적 지원이 있다. 살만 국왕은 지난해 4월 직접적인 부자상속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조카인 모하마드 빈나예프를 새 왕세자로 책봉하고, 자신의 아들 모하메드를 부왕세자에 앉혔다. 그 대신 실권은 자신의 아들인 모하메드에게 몰아줬다. 왕위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사우디의 모든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과 아람코 최고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경제와 외교, 국방 모든 면에서 사우디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방 국가들이 왕세자보다 부왕세자를 주목하는 것도, 주요 외신들이 그를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하메드 부왕세자의 야심찬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비석유 부문 세수입을 국내총생산(GDP)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모하메드 부왕세자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사우디의 비석유 부문 수입은 GDP의 6% 정도에 불과하다. 사우디가 탈석유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재정수입원의 다양화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모하메드의 외교 정책 행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한 모하메드 왕자에 대해 독단적이며 모험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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