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월가·실리콘밸리 희비

입력 2016-11-11 09:36 수정 2016-1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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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프랭크법’ 족쇄 푼 월가…‘이민정책’ 찍힌 실리콘밸리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와 첨단기술의 보고인 실리콘밸리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가는 트럼프 당선으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는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벌써 금융규제 완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10일(현지시간) 도드-프랭크 법안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률로 대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도드-프랭크 법안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2010년 도입됐다.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기업 경영인 출신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정권이 만든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 기업의 족쇄를 풀 것이라고 공약해왔다. 도드-프랭크법 역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입장이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도드-프랭크 법안의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미국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은 대공황 이후 가장 느리고, 가장 약하며, 가장 미지근한 경기회복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새 정권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리스 이민자 후손으로 뉴욕 출생인 다이먼 CEO는 월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성공한 은행가로 유명하다. 정치 성향은 민주당 쪽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겨냥한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실리콘밸리는 그야말로 ‘패닉’상태다. 이날 애플을 비롯해 페이스북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등 IT 대장주는 일제히 1~2%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미국 3대 지수 중 유일하게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트럼프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실리콘밸리에 트럼프는 ‘악몽’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의 유명인사들은 그간 트럼프와 비난을 주고받았다. 트럼프는 아이폰의 정보 공개를 두고 연방수사국(FBI)의 테러 수사에 비협조적인 애플을 공개 비판하며 애플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외국인 우수 인재를 주로 채용하는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최대 위협으로 손꼽힌다. 실리콘밸리는 그간 해외 유수 인재 유치를 위해 비자발급(H-1B)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해왔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H-1B(전문직 취업) 비자가 마구잡이로 남발되고 있다”며 H-1B 비자의 축소를 주장해왔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도 애플과 같이 중국에 생산라인을 둔 IT 기업들에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공약대로 미국이 중국에 관세 폭탄을 부과할 경우 제품 단가도 올라갈 수 있다. 트럼프는 대선 레이스 내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4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리콘밸리가 소재한 캘리포니아에서는 미국 연방 탈퇴 움직임, 이른바 ‘칼렉시트(California와 Exit의 합성어)’ 캠페인까지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초기 투자자인 셔빈 피셔버 등 실리콘밸리 인사들도 칼렉시트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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