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종의 서킷브레이크] 기술특례상장 바이오 독무대 탈피해야

입력 2016-12-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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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발굴해 육성해 주는 제도가 바로 ‘기술특례상장제도’다. 자본시장에 입성해 자본 조달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자는 취지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제도 시행 11년이 지난 현재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41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 제도의 또 다른 목적은 바로 시장 활성화다. 기술력 있는 기업 육성과 맞물려 시장 활성화라는 순기능적 요소도 이 제도의 취지 중 하나이다.

하지만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80% 이상이 바이오기업들이다. 시장 활성화를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 업체의 경우 신약 개발 등에 투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영업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장외에서 대어급으로 취급되던 바이오기업 ‘신라젠’은 지난 6일 상장된 이후 공모가(1만5000원)도 지키지 못한 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장된 바이오기업 ‘애니젠’ 역시 공모가 1만8000원에 한참 못 미친 1만4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기업들이 바이오 업종에 치우쳐 있다 보니, 자칫 제약바이오 산업군이 흔들릴 경우 시장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한미약품 사태가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의 대규모 계약 취소 공시가 터지자 제약바이오주들이 일제히 흔들리면서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바이오기업 이외에 다른 기술산업군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바이오기업군 특례상장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4년 12월 상장한 비바이오기업인 ‘아스트’는 당시 공모가 9500원보다 100% 이상 상승한 1만 원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영업이익도 상장 당시 30억 원 영업손실에서 2015년 3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7~9월)까지 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술특례상장한 현미경제조업체 파크시스템즈 역시 공모가 9000원보다 두 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비바이오산업군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종자 개발을 하는 아시아 종묘, 자동차 촉매 제조사 이엔드디, 정보통신(IT)기업 옥토팩, 철강스크랩 기업 에코마이스터 등이 기술 평가를 신청하면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어 보다 많은 산업군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에는 보다 많은 산업군의 다양한 기업들이 자본시장에 입성해 시장 활성화와 박스권 지수 상향 돌파의 주역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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