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전쟁이 장난이야?

입력 2023-10-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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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디지털뉴스부장

SNS 통해 참혹성 여과없이 노출
가짜뉴스 난무…악의적 분노선동
플랫폼 自淨없으면 단속 부를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 2주가 넘어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사망자 수는 이미 5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전쟁의 잔혹한 참상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런데 말도 아닌 사진과 영상으로 전쟁터의 살벌함과 비정함이 실시간 전달되고 있다. X(옛 트위터), 메타, 틱톡, 유튜브 등 SNS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다. 언론의 가자지구 진입이 봉쇄된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는 현재 전쟁 상황을 판단하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 클릭 몇 번이면 아무런 검열도 처리도 안 된, 피투성이가 된 채 울부짖는 아이들의 모습을, 잿더미 속에서 나뒹구는 시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무 잔인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잔혹한 전쟁 상황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전쟁에 분노하고, 분노는 곧 선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디지털 대전환(DX) 시대의 전쟁은 과거와 형태를 달리하게 됐다. 군사적 수단뿐 아니라 심리전·여론조작 등 다양한 형태의 비군사적 수단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해졌다. 이른바 ‘SNS 전쟁’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

러-우 전쟁에서 ‘SNS 전쟁’의 중요성을 확인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 전쟁에서의 승리를 끌어내기 위해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공식 엑스 계정에 “당신이 보고 있는 사진에 둔감해지지 말라. 이들은 여자와 아이들, 아기 그리고 사람들이다. 산채로 불태워지고 온가족이 그들의 집에서 도륙되고 아기들은 고문당하고 죽었다”는 글을 올렸고,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 ‘가자 나우’(Gaza Now)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숨지거나 심하게 다친 사진과 영상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짜 뉴스’가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짜뉴스가 문제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나 선동, 혐오를 조장하거나 편향된 정보를 나르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전쟁 상황에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며, 평화와 타협을 어렵게 만든다.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수십 명의 아기가 참수된 채 발견됐다는 뉴스였다. 이 소식이 전해졌을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대인에게 홀로코스트 이래 가장 끔찍한 날이 됐다”고 외치며 분노했다.

바이든 대통령뿐만이었을까. 전 세계가 하마스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고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전쟁의 당위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말을 바꿨고, 앞다퉈 뉴스를 전했던 언론들은 해당 뉴스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한 채 보도했다며 “신중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이뿐만이랴.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전술 핵 공격을 승인했다는 가짜 뉴스가 돌기도 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한 것을 이스라엘에 지금을 지원키로 했다며 관련 문서가 퍼지기도 했다. 당연히 팔레스타인 국민은 물론이고 전 아랍권은 분노했다.

가짜뉴스는 혼란을 더 가중시켰고, 분열을 격화했다. 사실 정보화시대, 그것도 AI(인공지능)가 등장한 현 상황에서 가짜뉴스를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집중 단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스로가 사실 확인과 정보 신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가짜뉴스를 접하는 사람들도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거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전쟁과 분열을 피하고,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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