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의 시스루] 홈쇼핑 방송, 소비자 우롱하는 멘트ㆍ과장 광고 자제해야

김민정 문화부 기자

‘방송 중에만 1박스 더!’, ‘방송 중에만 특별구성 1박스 더!’ ‘이 구성은 오직 방송 중에만 가능!’ ‘시간 안에 들어 오셔야지만 저희가 특별한 조건 맞춰드려요’ ‘생방송 끝나고 나면 이 혜택은 사라집니다.’

익숙한 멘트다. 글귀만 봐도 쇼호스트의 말과 표정이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다. 소비자의 눈과 귀를 현혹시켜 소비를 이끌어내는 대표방송 홈쇼핑 채널이 고정화된 멘트와 반복되는 판매 포맷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나친 과장 광고로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홈쇼핑에서는 방송 종료 후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동일 구성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막을 통해 ‘방송 중에만 특별한 구성 1박스 더’ ‘시간 안에 들어오셔야지만 저희가 특별한 조건 맞춰드려요’라는 뻔뻔한 멘트로 소비자를 현혹시켜 심리를 자극했다. 또 다른 방송에서는 신문에 게재된 전면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이 마치 언론에 소개된 것처럼 언급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다. 심지어 해당 제품을 사용하기만 하면 성적이 쑥쑥 오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과장을 일삼는 멘트와 내용으로 예민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애끓은 마음을 자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나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지난달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CJ오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대표 홈쇼핑 방송에서 소개하는 몇몇 방송 프로그램이 법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방송 프로그램으로 판단하고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34조(비교의 기준) 제7항과 제10조(품위 등) 제7호, 제56조(학습교재 등), 제15조(한정판매 및 판매조건) 제2항 등의 위반으로 총 8건의 상품판매 방송 부문에 법정제재를 가했다.

홈쇼핑은 소비자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이용하는 대표적인 상품판매 방송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으로 영상으로 구성돼 있지만 함께 등장하는 텍스트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전달의 메시지다.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쇼호스트의 제스처와 언어 구사도 마찬가지다. 영상과 텍스트, 그리고 쇼호스트의 멘트 삼박자의 궁합은 소비를 이끌어내는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고정된 방송편성 시간 안에 최대치를 판매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에 노출되는 자막과 쇼호스트의 멘트가 정확하고 올바르게 전달돼야 한다.

홈쇼핑은 어느덧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IPTV나 스마트폰 등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모바일로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편리함과 다양성을 더욱 강조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눈속임하는 달콤한 멘트와 영상 대신 정확한 설명과 진실된 판매전략으로 바람직한 소비생활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한 자구적인 노력 역시 선행돼야 하는 시점이다. 홈쇼핑 같은 광고는 상품 판매를 위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과장이 아닌 진정성이다. 홈쇼핑 업체는 이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