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무한도전’만 같아라 [홍샛별의 별별얘기]

입력 2014-05-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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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누구를 선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며칠 째 고민 중이다. 투표하면서 이렇게까지 신중한 적이 있었나 싶다.”

투표용지를 손에 움켜쥔 30대 중반의 두 여성은 ‘꺄르르’ 웃음소리를 내며 즐거운 고민을 전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특집 ‘선택 2014’의 투표가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사람들의 고민의 무게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무한도전’은 2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본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투표는 서울 여의도 MBC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두 곳에서 현장투표로, MBC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투표로 동시에 진행됐다.

▲22일 오후 1시 30분 경 서울 여의도 MBC는 ‘무한도전’ 현장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유권자들로 붐볐다.

22일 오후에 찾은 여의도 MBC에는 길게 늘어선 줄이 끊이지 않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있었고,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들른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그들은 자신의 여유 시간을 아껴 투표 현장을 찾았다. 고된 발걸음이건만 그들의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무한도전’ 현장 투표 방법은 실제와 비슷했다.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 성별을 기재하고 입장해 세 후보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에 들어가 원하는 후보에 도장을 찍으면 된다. 투표소 입장과 함께 사진 촬영은 금지다. 한 투표 참여자는 “실제 투표 같다”며 신기해했다.

▲서울 여의도 MBC에 마련된 선거인 명부

‘무한도전’ 투표는 선거 과정부터 실제 지방선거와 똑 닮았다. 각 후보들은 당선을 위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했고, 모 후보는 한 정치인을 풍자해 “유재석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들은 사퇴와 연합 등을 거쳐 후보를 단일화했고, TV 토론회를 통해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는 등 현실 정치를 패러디했다. 특히 24일 방송된 ‘무한도전’에는 선거 당일 정형돈을 지지하며 선거 유세를 펼친 박명수의 모습을 통해 ‘선거법 위반’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선택 2014’는 일종의 6.4 지방선거 예행연습이었다. ‘선택 2014’ 특집이 기획된 것은 국민들에게 올해부터 달라진 선거법을 알려주고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무한도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는 최초로 사전 투표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또한 기표대 가림막이 없어지고 옆으로 배치된다. 이런 점들을 ‘무한도전’ 투표 현장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한도전’ 개표에는 실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투입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MBC에 게재된 ‘선택 2014’ 후보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의 선거 포스터

반면, ‘선택 2014’가 실제 지방선거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즐거움’이다. ‘선택 2014’로 투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즐거움을 나눴다. 투표 참여자들은 투표를 마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포스터가 부착된 벽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렸다.

‘무한도전’ 투표는 작은 축제의 장이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투표 현장을 찾아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렇게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총 45만8398명. ‘무한도전’ 측은 2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무한도전’ 차세대 리더 선거를 축제처럼 즐겨주신 시청자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면서 “앞으로 ‘무한도전’의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무한도전’의 ‘선택 2014’는 투표도 축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지니는지, 그만큼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를 몸소 느끼게 했다. 24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투표하세요. 이 한 표가 미래에요”라고 말했다. 미래에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다. 투표는 즐거운 일이다. 6.4 지방선거도 즐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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