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을 구하지 못한 YG 양현석 대표의 변명 [홍샛별의 별별얘기]

입력 2014-07-0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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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룸메이트' 화면 캡처)

통편집은 없었다. 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에서 그룹 2NE1 멤버 박봄의 촬영분은 편집 없이 예정대로 방송됐다.

이날 ‘룸메이트’ 하우스를 깜짝 방문한 배우 이덕화는 박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난 2NE1 팬이다. 노래를 정말 잘하는 친구들 아니냐. 요즘 많은 그룹이 있는데, 이런 그룹은 드물다. 개성이 있잖아.” 2NE1은 국내 걸그룹 지형도에서 조금은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2NE1은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섹시하지도 않다. 대신에 멋있고, 당당하고, 솔직하다.

그러던 중 박봄의 마약 밀수입 의혹은 팬들에겐 별안간 날벼락이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앞서 한 매체는 박봄이 2010년 암페타민을 밀수입하다 적발됐으나 검찰의 입건유예로 처벌을 면했다고 6월 30일 보도했다. 검찰이 암페타민 밀수입 사건 당사자를 입건유예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사실상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었다.

갑작스런 소식에 대중도, 언론도, 모두들 박봄과 양현석의 입만 바라봤다. 하지만 기다림이 무색할 정도로 양현석의 박봄 논란 해명은 실망스러웠다. 양현석 해명의 요는 이렇다. 박봄이 미국에서 몇 년간 처방받아 복용한 약이 국내 수입 금지 약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4년 전 조사 과정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암페타민 국내 반입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양현석 대표는 무지(無知)를 면죄부로 생각한 듯하다. 감정에 호소하는 장황한 그의 해명 글은 왠지 모를 의심까지 불러일으킨다. 양현석의 해명은 잘못에 대한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까웠다.

1982년, 미국 시카고 등지에서는 7명이 급작스럽게 의문사를 당했다. 누군가가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넣은 것. 타이레놀 제조와 유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과정의 잘잘못과는 관계없이 존슨앤존슨 제임스 버크 회장은 대중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미국 전역에 유통된 타이레놀을 전량 회수, 2억4000만 달러(약 2423억3000만원)의 손실을 감수했다. 현재 타이레놀은 전 세계 해열진통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00년 일본에서도 1만5000명의 집단 식중독 사건이 일어났다. 일본 최대 유제품업체인 유키지루시유업은 사과 대신 변명을 택했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안된 우유를 유통했다는 사실을 사과하기보다 회사 입장을 설명하고 변명하다가 폐업을 맞닥뜨려야 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엔터테인먼트는 존슨앤존슨과 유키지루시유업 중 어느 쪽인가. YG는 더 이상 가수 몇 명을 거느린 일개의 소규모 가요기획사가 아니다. 시가총액 5924억원 규모의 코스닥 33위를 달리는 대규모 연예기획사로, 국내 음반시장을 넘어서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커다란 기업이다.

양 대표의 표현대로 박봄이 ‘마약 밀수자’건 아니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았건 몰랐건 간에 이 논란의 과정은 중요치 않다. 대중은 박봄이 어떤 가슴 아픈 사연으로 마약 밀수입 사건에 연루돼 입건유예 조치를 받았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원한 것은 박봄이 범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아닌지의 여부와 논란에 대한 사과였다.

말이 많고 길면 꼬리가 잡히는 법이다. 이미 양 대표가 내놓은 해명에 꼬리를 무는 네티즌의 반박이 줄을 잇고 있다. 박봄의 나이 논란에서부터 정재계에 YG가 손을 뻗쳤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확산 중이다.

2NE1은 지난 2월 말 발표한 정규2집 ‘크러쉬(CRUSH)’로 빌보드 앨범차트 61위를 기록, K팝 음반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을 수립한 독보적인 걸그룹이다. YG는 박봄과 2NE1을 구하고 싶은가. 늦지 않았다. 변화구가 아닌 직구를 던져라. 사과는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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