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에는 일명 ‘로열층’이라 불리는 선호층수가 있다. 로열층은 다른 층수에 비해 인기도 많고 매매가도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상가도 아파트의 로열층처럼 선호받는 층수가 있다. 상가에서 인기를 끄는 층수는 지상 1층이다.
때문에 상가 투자시 지상 1층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지상 1층이 아무래도 노출성과 접근성이 좋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상 1층은 유동인구 흡수가 다른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해 편의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이동통신점 등 다양한 업종의 입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상 1층이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환금성 등 자산가치적인 측면에서 다른 층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가뉴스레이다가 지난 해 분양상가 자료를 통계로 내 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 지상 1층 점포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지상 2층의 2배 정도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을 놓고 봤을 때는 지상 3층 점포의 평균 3.3㎡당 분양가가 지상 1층의 40% 가량 수준이었다.
이 같은 통계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가 1층이 다른 층수에 비해 분양가가 월등히 높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임차인에게 그 만큼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지 않으면 기대 수익률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임차인 역시 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1층 상가의 권리금과 임대료 등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과거 대부분 1층에 자리잡았던 은행들이 ATM기를 제외하고 2층 이상에 설치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일반적으로 1층이 유리하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권이 형성이 됐을 때 1층 자리가 최고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상가의 가치는 입지도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임차인의 능력, 운영사의 마케팅, 개발호재, 업종의 선택 등도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층부 점포는 대부분 지상 1층보다 분양가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안정적 업종의 입점만 확보된다면 상층부가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상가 현장들이 내놓는 예상 수익률을 봐도 지상 1층보다 지상 2층 이상 상층부의 수익률을 더 높게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매 차익이 아닌 안정적 수익원 확보가 목적이라면 굳이 1층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상 1층은 주변의 불특정 유동객들을 수요층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만큼 매출의 시간적 한계가 없는 업종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의류점이나 화장품점, 이동통신점, 편의점 등이 이러한 업종에 해당한다.
반면 2층 이상은 지상 1층과 달리 분명한 목적을 가진 고객들이 방문하는 경향이 큰 만큼 이러한 특성에 맞는 병의원, 학원 등의 업종이 들어오는게 일반적이다. 또한 시간에 따라 매출액이 결정될 수 밖에 없는 당구장이나 PC방 등도 1층의 월세수준을 감내하기 쉽지 않아 상층부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상층부 점포 투자를 결정했다면 상층부에 어울리는 업종 특성과 함께 건물 내부적 특성도 눈여겨 봐야 한다. 먼저 2층이나 3층의 경우에는 고객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 계단을 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계단의 경사와 위치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계단의 경사가 너무 급하다거나 계단의 위치가 건물 중앙부에 위치해 있지 않을 경우 운영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통 4층 이상 고층부는 대부분 고객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들 층은 엘리베이터가 해당 상가로 잘 연결될 수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고층은 아니지만 지하층의 경우는 채광이나 환기 등에서 불편함이 있어 접근성이 지상층보다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하층에 관심을 가질 경우 환기시설과 채광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원평연 연구원은 “장기간 고정 임대수익을 바라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상 1층만을 고집하기보다 상층부이면서 장기운영 가능성이 높은 층을 보는 것이 좋다”며 “업종이 선임대로 맞춰진 점포가 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