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운영위’ 딜레마에 빠진 새누리당

입력 2014-12-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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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호 정치경제부 기자

새누리당은 올해 험난했던 정국을 단단한 논리 전개라는 무기로 돌파해왔다. 그 과정에서 법적·절차적 당위성을 확보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4·16 세월호 대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으로 정권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새누리당의 이 같은 ‘논리’는 큰 힘을 발휘했다. ‘세월호특별법’ 합의 과정에서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주장하던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주는 내용을 막아냈다. 당시 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연일 강조했다. 실무진이 제시한 근거에 당이 믿음을 주고 밀어붙이자 협상에서도 성과가 뒤따랐다. 오히려 공세를 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갈피를 잡지 못해 연이어 지도부가 사퇴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만만한 모습도 유독 청와대와 얽히면 작아졌다. 최근 야당이 주장하는 운영위원회 개최 요구에 신경질적으로 반대하면서 연말 임시국회가 멈춰선 것이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국회 확산 차단에 부심하는 가운데 경제에 방점을 찍어 상임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문제는 야당이 요구하는 운영위 개최를 반대하는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상임위와 마찬가지로 운영위도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쌓여 있다. 국회의 기본적인 역할을 강조해 온 새누리당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모순이다. 게다가 확고한 논리를 제시하던 그동안의 모습과 달리 “검찰의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정도의 ‘핑계’에 그치고 있다. 막바지로 흐른 검찰의 수사 자체에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도 사안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상임위 개최 여부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는 주장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운영위 개최 요구를 받아들여 국회를 정상화시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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