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1000억 벤처투자회사로 미래먹거리 사냥 나서

입력 2014-12-23 09:11 수정 2014-12-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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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사진>이 케이큐브벤처스에 이어 또 한 번 벤처 키우기에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을 투자해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키로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설립 예정일은 1월23일이다.

김 의장은 그룹 설립에 들어간 자본금은 100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국내외 벤처에 투자하거나 이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그 만큼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 넥스트 모바일을 꿈꾸는 차세대 플랫폼을 고민하는 벤처 등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벤처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 공격적인 투자로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와 같은 벤처 생태계를 국내에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투자는 아이디어만 있는 초기벤처 보다, 기술적인 개발이 어느정도 진행된 벤처를 대상으로 한다는 게 김 의장의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가 인수합병으로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에서 한 단계 성장을 하기위한 시동”이라며 “현재 다음카카오가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나 O2O분야를 비롯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 분야로 진출할 의지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번에 설립한 벤처투자사는 앞서 김 의장이 2012년 4월 개인적으로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와의 시너지효과도 점쳐진다. 케이큐브벤처스는 1억~10억원 사이의 중소규모 투자를 주력으로 한다. 이 회사는 영화추천 서비스 ‘왓챠’를 내놓은 프로그램스부터 모바일 RPG 게임 불멸의 ‘전레드사하라’, 모바일 FPS 게임을 개발중인 ‘A-33’ 등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 벤처에 대한 투자를 많이하고 있다.

케이벤처그룹은 케이큐브벤처스와 달리 전형적인 엑셀러레이터로, 기술적인 성과가 어느 정도 있는 벤처를 투자 대상으로 한다.

다만 케이벤처그룹은 다음카카오 법인이 설립한 회사이고,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의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회사인 만큼 일단은 역할분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는 이 두 벤처투자사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초대 대표이사에는 박지환 전 다음카카오 최고전략채임자(CSO)가 내정됐다. 박 내정자는 다음카카오 합병이 결정된 5월에 입사해 최근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사업과 경영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골드만삭스에서 투자금융(IB)이사로 2년 동안 일한 바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높은 안목이 있고, 기술적인 이해도 역시 높아 김범수 의장의 높은 신뢰를 받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환 대표이사 내정자는 “재무적으로 단기간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성장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실력 있는 벤처를 대상으로 장기간 투자할 계획”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벤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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