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 전반을 보고 있노라면 다섯 가지 부정(不正, 否定, 不淨, 不定, 不逞)이 가득 차고 넘치는 나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취업난에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20~30대 청춘은 ‘미생’을 통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기성세대는 ‘국제시장’을 통해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픔을 표현한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쓴 저서 ‘21세기 자본’이 인기를 끌며 일으킨 ‘피케티 신드롬’은 자본주의가 가져온 빈부격차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음을 방증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식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투자에서 뿌리 깊은 부정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뿐이다. 不正(올바르지 아니하거나 옳지 못함)하게 돈을 벌려다가는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검찰의 촘촘한 감시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不淨(깨끗하지 못함. 또는 더러운 것)한 돈을 벌어봐야 국세청에 세금 철퇴를 맞을 뿐이다.
또한 묻고 따지지도 않고 否定(그렇지 아니하다고 단정하거나 옳지 아니하다고 반대함)하다보면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좇아갈 수 없으며 不定(일정하지 아니함)하게 투자한다면 텅빈 계좌만이 있을 뿐이다.
이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상장사, 더 나아가서는 오너에게도 적용돼 不逞(원한, 불만, 불평 따위를 품고서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아니하고 제 마음대로 행동함)한 생각이나 행동은 본인뿐만 아니라 그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우리 사회는 그 일면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사태에서 확인했다.
음모론이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서 판을 치는 것도 부정적인 성향에 기인한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정윤회 사건도 당초 7인회니 뭐니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음모론을 제기하고 비판하던 사람들은 이에 대한 아무런 말이 없이 또 다른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적인 음모론도 문제지만 경제에 있어 음모론은 실제 자신의 돈과 연결된다. 유가가 치솟을 때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일부 통계를 인용한 음모론은 결국 MB정부도 이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케 해 유전개발에 투자했지만 현재 그 결과는 비참하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낼 때 달러가 휴지가 될 것이라는 음모론은 금값을 폭등하게 만들었고 뒤늦게 금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손해를 봤다.
2015년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을미년으로 양의 해 중에서도 ‘청양의 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좋아하는 청색은 ‘성실과 젊음, 생명, 순수하고 깨끗함’으로 통하며 이에 예부터 복을 기원하는 색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사주명리학에서는 양은 온순하며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으로 양의 해에 태어나는 사람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순백색의 마음과 성실, 화합, 이해심과 참을성이 뛰어나다고 본다고 한다.
2015년 청양의 해는 부디 부정이 넘치는 나라가 아닌, 화합과 이해심이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