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떠난 박지영, ‘벤처투자가’로 조용한 변신

입력 2015-01-07 10:21 수정 2015-01-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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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튜니티펀드’에 출자…3년만에 후배양성 위해 나서

15년간 이끌어온 컴투스를 게임빌에 매각하고 홀연히 떠난 박지영 대표가 벤처투자자로 변신했다. 10여년 전 전문경영인으로서 인정받은 후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싶다는 꿈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박 대표가 건강한 벤처 생태계 구현에 앞장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는 최근 펀드 조성 및 엔젤투자 등을 통해 후배 양성을 위한 행보를 조용히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이미 지난해 4월 ‘알토스 코리아 오퍼튜니티펀드’에 장병규 첫눈 창업자,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등 국내 대표 벤처 투자가들과 함께 출자자로 참여했다. 펀드는 총 5000만 달러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또한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사 겸 스타트업 육성기업인 퓨처플레이의 주주이자 고문 역할을 맡으며 투자자로의 변신을 조용히 알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복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93학번으로 남편이자 동기인 이영일 부사장과 컴투스를 창립, 1999년 국내 업체 최초로 휴대폰용 게임을 개발하면서 주목받았다. 국내 게임업계 대표적 여성 경영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2007년에는 영국의 모바일콘텐츠 전문월간지 ‘엠이(ME)’가 선정한 ‘2007년 세계 톱50 경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게임빌 송병준 대표에게 보유 지분을 전격 매각,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컴투스 주가가 세 배 이상 오르면서 박 전 대표는 다시 주목받았다. 매각 결정이 너무 성급한 것 아니었느냐는 이유에서다. 박 전 대표와 이영일 전 부사장 부부는 컴투스 지분 19.52%를 주당 3만2470원 총 639억원에 게임빌에 넘겼다. 2만원대 후반인 당시 주가보다는 비싼 가격이지만 6일 종가 기준 주가 15만2200원을 적용하면 3281억원가량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무엇보다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 워’ 모두 박 전 대표 부부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개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많은 실패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컴투스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박 전 대표는 도전정신과 학습자세를 강조하며 성공적 경영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벤처투자계를 주름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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