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영의 서울 숨은그림찾기] 강풀만화거리, ‘순정만화’ㆍ‘바보’… 그들을 만나러 가자

입력 2015-01-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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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성내동에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

언덕위에 형형색색 물감을 뒤집어 쓴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이나 서울 산성과 함께 아름다운 벽화로 시선을 끌고 있는 이화동 벽화마을 등은 낙후 되거나 재개발로 철거를 앞고 있는 동네였다. 그러나 최근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하여 태어난 벽화들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또한 알록달록하게 마을을 물들인 벽화는 1970, 80년대 정취를 간직한 동네 풍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런 유행과 함께 최근 강동구와 유명 웹툰작가 강풀이 공공미술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의 안쪽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는 성안마을에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를 재탄생시켰다.

지난 17일 쌀쌀한 날씨를 뚫고 강동역으로 향했다. 강동역 4번 출구를 나오니 다른 벽화마을 과는 달리 빡빡한 빌딩숲이 나를 잠시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의 안내판을 보는 순간 조금씩 기대감이 올라갔다. 안내판을 따라 150여미터 걸어가니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입구의 만화 주인공들이 환하게 웃으며 어서와 하고 인사를 하는 듯 했다.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는 기존의 벽화마을과 조금은 다르다.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26년> 등 감성적 소재와 탄탄한 구성력있는 만화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웹툰작가 강풀이 2살 때 강동구로 이사와 쭉 살아 오면서 뛰어놀며 자란 소소한 기억들이 작품의 소재이고 이야기가 된 곳이다. 또한 길동, 천호동, 명일동, 성내동 골목골목은 모든 작품의 배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인지 벽화에 그려진 만화 주인공과 성안마을은 어딘지 모르게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화 되는 느낌이다.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는 동선에 따라, 구역의 특성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마을입구에서부터 언덕을 내려와 평지를 만나는 곳까지의 언덕구역, 그리고 중간 큰길을 중심으로 한 평지구역으로 나누어져있다.

언덕구역은 ‘당신의 모든 순간’이라는 글과 ‘바보’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예쁜 색감의 그림들이 나타난다. 벽화에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 고백하고, 춤추고, 이웃과 가족을 만난다. 이곳 벽화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성안마을을 만나는 것처럼 등장인물들도, 등장인물이 아닌 누군가들과 서로 섞여 반겨주고 인사하는 듯하다.

평지구역에서는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서로 마음을 전하던 벽화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소소하지만 정겨운 문구와 사물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또한 쑥스럽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과 우리 이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평지구역의 상가에 그려진 벽화는 오래된 동네인 성안마을만이 가진 풍경과 벽화를 접목시켜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잘 표현 되었다.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를 투어 하는데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평범하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이었다. 마을 전체에는 순정만화 시리즈 네 작품이 골고루 잘 배치되어 있다. 또한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닌 성내동의 공간의 특성과 정서를 고려해 그리고 만들었다. 그리고 유머러스한 장면이 중간중간에 잘 배치되어 있어 쏠쏠한 재미를 더욱 느끼게 했다.

▲강동역 4번 출구 앞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의 안내판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의 안내지도

▲성안마을 강풀만화거리의 만화 벽화

▲강풀 만화작가의 싸인과 캐리커쳐

▲오래된 동네인 성안마을만이 가진 풍경과 벽화를 접목시킨 상가벽화

▲만화 캐릭터와 인공화단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주차방지 도너츠

▲쑥스럽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소소하게 표현한 벽화

▲못 쓰는 키보드로 만든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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