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고객정보 1억4000만건이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는데요. 해당 카드사 사장이 모두 교체된 것은 물론 3개월 영업정지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보유출 사태 이후 카드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커졌습니다.
그로 부터 1년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카드사들이 줄줄이 연말정산 오류로 인한 문제를 일으켜 국민들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BC카드부터였습니다. 지난 23일 BC카드가 지난해 연말정산 결제금액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대중교통 사용금액을 신용카드 결제 내역에 그대로 포함시키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6일에는 삼성카드와 하나카드, 신한카드의 연말정산 오류 사실도 줄줄이 드러났습니다. 이들 카드 3사의 대중교통 사용금액 오류를 합치면 270만명, 996억원 규모입니다.
또한 삼성카드의 경우는 SK텔레콤에서 포인트연계 할부 서비스(폰세이브)를 활용해 통신단말기를 구매한 금액도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삼성카드는 지난 2013년분도 누락한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습니다. 지난 2년간 통신단말기 관련 누락금액만도 635억원에 달합니다.
이번 카드사들의 연말정산 오류로 인한 총 피해 고객은 260만명에 달하며 금액만도 1600억원 가량입니다.
카드사들은 해당 오류로 인해 고객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기 때문에 보상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번 신용카드사의 연말정산 관련 오류 사고로 인해 연말정산 증빙서류를 제출한 고객들의 경우 추가 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연말정산 기한은 오는 3월10일까지로 이미 많은 기업체가 지난 22일 근로소득자들로 부터 관련 서류 접수를 마친 상태입니다. 즉 BC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 신한카드를 사용했던 고객들은 다시 연말정산 서류를 갱신해 제출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카드사들은 이번 오류로 시스템상의 허점도 드러냈습니다. 카드사들은 공제 대상 가맹점을 선정하는 전산작업이 자동이 아니라, 일일이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국세청은 카드 결제내역 정보에 대해 카드사별로 정리한 데이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데이터에 오류가 있어도 이를 사전에 걸러낼 수 없는 것입니다.
정보유출 사태에도 지난해 고객들이 내는 수수료 덕분에 8개 카드사들의 당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13.5%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사고들을 되짚어봤을 때 카드사들의 고객에 대한 불신은 도리어 후퇴한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