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어린이의 경우 넘어지거나 부딪혀 외상을 입기 쉽다. 치아 손상도 그중의 하나.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아 손상은 관절염좌(삠), 골절, 열상(피부손상)에 이어 초중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상이다.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김광철 교수와 함께 어린이 치아 손상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을 알아봤다.
◇ 어린이 치아 손상의 위험성은?
성인에 비해 균형 감각이나 행동에 조심스러움이 떨어지는 어린이는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얼굴 부위에 부상을 당하기 쉽다.
외상으로 치아에 손상을 입는 빈도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 비해 2~3배가량 많으며, 특히 위턱(상악)의 앞니(중절치)가 남녀 모두 손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치료가 수반되지 않으면 환하게 웃지 못하고, 행동도 위축시킴으로 학교나 사회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치아 손상으로 얼굴 변형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치아 손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 유치의 경우에는 손상을 입어도 영구치가 다시 나면 괜찮지 않나?
일부에선 영구치가 아니기 때문에 유치 손상의 위험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유치가 손상되면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음식물을 자르고 씹는 기능이 결여돼 소화시키는데 영향을 끼치고, 영양분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유치가 조기에 빠지면 좌우에 있는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기울어져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어른이 되어 치열이 고르지 못한 부정교합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영구치가 아닌 유치일지라도 잘 관리해야 하며 치아 손상 시 이에 대한 대처법을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어린이가 당하기 쉬운 치아 손상은?
어린이가 당하기 쉬운 치아 손상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와 치아가 뿌리까지 빠지는 경우다. 치아가 부러진 경우에는 생수 등으로 입안을 헹구어 손상당한 부위의 오염을 최소화시키며, 치과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치아의 내부는 신경이라는 치수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손상 직후에는 괜찮았던 치수조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괴사되어 치아의 색깔이 검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외상을 입으면 초기 치료를 완료한 후에도 적어도 1~3개월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
◇ 치아가 빠진 경우 대처법은?
치아가 통째로 빠진 경우에는 빠진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꼭 지켜야한다. 한번 빠진 치아는 다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지켜 병원에 도착한다면 빠진 치아를 다시 심고, 주변 치아와 고정시켜 충분히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때 빠진 치아를 다시 심어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한 골든타임은 30분 이내이며, 늦어도 1시간 이내에는 치과병원을 내원해야 한다.
◇ 치과병원을 가기 전까지 빠진 치아 보관은 어떻게?
골든타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빠진 치아를 병원까지 어떻게 보관해 오느냐이다. 치아 뿌리에는 치아를 살리는데 중요한 조직세포들이 있기 때문에 치아를 빠진 부위에 다시 심기 전까지 이들 세포의 생활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해 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 시 이물질이 묻었다고 해서 물로 문질러 씻지 않아야 한다. 또한 빠진 치아를 손으로 잡을 때에는 치아의 뿌리 부분이 아닌, 음식물을 씹는 윗부분을 잡아야 한다.
사고로 빠진 치아는 휴지나 손수건에 싸기보다 냉장 보관된 생리식염수나 우유에 담가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 우유에 들어있는 영양분이 치아 뿌리에 있는 조직세포 유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우유는 주변에서 냉장상태로 쉽게 구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아무것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침이 고인 혓바닥 밑에 빠진 치아를 넣어 오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는 치아를 수돗물에 넣어 오는 방법과 함께 그리 추천하진 않는다.
◇ 치아가 빠지거나 부러지지 않았다면?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외부 충격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금이 치아에 갔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안면부에 외상을 입었다면 반드시 치과병원을 찾아 검사 후 전문가의 소견을 들어야 한다.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초기대응을 어떻게 하는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치아 건강을 지키는 관건이 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은 미관상 제일 중요한 위쪽 앞니가 구강 내에 이미 자란(맹출) 상태기 때문에 외상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리에서는 아직 마우스가드가 보편화 되어 있지 않지만 외국은 야외활동이나 운동 시 치아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착용을 생활화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도 야외활동이나 운동 시 마우스가드 사용도 고려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