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대형 건설업체 오오바야시건설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우주 엘리베이터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2013년 4월에 해당 업체에서 출범한 우주 엘리베이터 전담부서인 ‘우주 엘리베이터 실용연구개발팀’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에 건설을 시작하면 2050년에는 완성해 누구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여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 비행사처럼 특수 훈련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좌석에 앉아서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만 착용하면 된다. 엘리베이터 속도는 무려 시속 200km이지만 대기권을 빠져나가면 느려지기 때문에 인체에 부담도 없다. 일본 고속열차인 신칸센과 같은 승차감이다. 8일이면 고도 3만6000km의 우주 정거장에 도착, 승객들은 우주복으로 갈아입고 나가 지구에선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빛이 펼쳐진 우주를 체험할 수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식사를 하거나 공놀이도 가능하다.
회사 측은 우주 엘리베이터는 해상에 건설한 인공섬에서 얇은 케이블 2개로 지구와 우주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의 길이는 약 9만6000km. 달까지의 4분의 1의 거리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이 케이블을 880km의 카고가 도르레를 구동시킴으로써 상하로 오르내린다.
회사는 우주 중간에 정거장을 몇 개 만들 계획이다.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은 일본의 기상위성 ‘히마와리’등의 통신위성이 위치한 약 3만6000km 지점에 정거장을 두어 50명을 상주시킨다. 뿐만 아니라 5만7000km 지점은 이른바 환승역. 여기서 우주 엘리베이터를 내려 우주선으로 갈아타면 7~ 9개월 안에 화성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케이블은 중력과 원심력을 감안, 일반 건물 엘리베이터에 사용되는 강철보다 20배 강한 탄소나노튜브(CNT)라는 소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재는 휘어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성은 물론 열과 전기를 잘 통과시키는 성질을 가진 나노 소재 중 하나다. 인장 강도는 150기가파스칼(GP)이다. 이 정도면 이론상으로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너지는 지상에서 레이저광으로 공급하거나 우주 공간에 설치된 대형 태양광 패널로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우주 엘리베이터의 건설비는 총 10조엔으로 미국 아폴로 계획과 일본 도쿄-오사카 간을 오가는 리니어 주오신칸센(약 9조엔)과 맞먹는다.
다만 낙뢰와 제트기류 형성, 운석 충돌 등의 돌발 사고와 엘리베이터 고장 등의 과제도 남아있다.
우주 엘리베이터 개념은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19세기 말 옛 소련의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프랑스 파리의 명물인 에펠탑 앞에서 케이블을 뻗으면 우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후 각국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 공상과학 소설 작가인 아서 C. 클라크가 1979년에 발표한 소설 ‘낙원의 샘’에 우주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면서 일반에도 알려지게 됐다.
일본 우주 엘리베이터 협회의 오노 슈이치 회장은 “오오바야시건설과 같이 구체적인 구상을 실현하려는 회사가 존재하고,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실험도 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