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일주일 간의 진실 공방은 일단 한국소비자원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동안 “100% 진짜 백수오만을 사용한다”면서 민·형사 소송까지 벌이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내츄럴엔도텍 측은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문제는 이 회사 김재수 대표가 왜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김 대표는 지난 22일 한국소비자원이 자사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가 쓰이고 있다고 발표하자 4차례에 걸쳐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소비자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시료 채취 등에 위법이 있다며 강경 대응을 멈추지 않았다.
27일 한국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측과 가진 간담회에서 “회사 경영진이 이엽우피소 혼입사실을 인정했다”는 주장을 펼칠 때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맞섰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김 대표는 직접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반전을 시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을 모아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방법의 잘못이 입증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닥 대장주인 내츄럴엔도텍의 대표가 모든 총대를 메고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설마 아니겠냐는 얘기까지 돌 정도였다.
소비자와 개인 주주들을 모아 직접 백수오 농장 견학을 진행하기도 했고, 실제로 5월 8일로 예정된 신청기한은 접수 사흘 만인 30일 조기 종료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김 대표를 비롯한 회사 측은 지난 몇일 간의 행보와 달리 함구로 일관했다. 공식적인 반응조차 듣기 어려웠고, 판교 본사에 있는 직원들은 일찍 퇴근해 버렸다. 단지 홍보 대행사를 통해 “예상 밖의 결과라 매우 당혹스럽다”며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 들일 것이고 내부 점검해서 충분히 숙고한 후 정리해 추후 당사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늘 식약처 발표 전 김 대표와 내츄럴엔도텍 측의 강경 대응에는 식약처의 2월 검사 결과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월 조사 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믿고 끝까지 자기 주장을 펼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내츄럴엔도텍 임직원들의 자사 주식 매도와 연관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 대표가 매일 하한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물량을 털기 위해 시간을 벌어줬다는 추측이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 해당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코스닥 대장주였던 내츄럴엔도텍과 김 대표가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그동안 그의 언급이 모두 거짓말로 판명될 경우 신뢰 추락이라는 또 다른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인 이날 오후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원료로 인한 검출된 결과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