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민국을 뒤덮은 잔혹한 진실게임

입력 2015-05-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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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산업부 기자

대한민국이 온통 시끄럽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다. 성 회장 장부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사람들이 빼곡하다. ‘만났다, 안 만났다, 돈을 줬다, 돈을 안 받았다’ 등등 진실게임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권력 실세들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을 상대로 그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 기업도 있다. 주인공은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내츄럴엔도텍.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는 지난달 30일 식품의약안전처의 발표(식품원료로 부적합한 이엽우피소 혼입 판명)가 있기 전까지 국민들과 한국소비자원, 주주 등을 상대로 진실게임을 벌여왔다. 그는 ‘100% 진짜 백수오만을 사용한다’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오히려 소비자원을 향해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뭐냐’며 당당하게 외쳤다. 국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긴급 콘퍼런스콜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사실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아무 효능이 없는,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제품을 먹은 국민들은 울었다. 지난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관련 매출만 무려 124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의 당당한 모습에 작은 희망을 가졌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비명을 질렀다. 주가는 가짜 파문 이후 12거래일 동안 11번이나 하한가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관계당국 역시 국민들과 진실게임 중이다. 그들의 대처는 혼란스럽기만하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올해 초 조사 결과를 스스로 뒤집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그동안 식용을 금지해온 가짜 백수오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 성분이 인체에 해롭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불과 몇 시간 뒤, 며칠 뒤에 드러날 진실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다. ‘불신’에 빠진 사회는 결국 분열과 갈등만을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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