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해양플랜트 사업이 대규모 손실의 늪에 빠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은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수조원대의 손실을 실적에 반영한다.
업계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과거에 수주한 플랜트 사업의 손실 반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별로는 최대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의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ㆍ하역설비) 프로젝트에서 수천억원대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공정지연과 설계 변경 악재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에지나와 이치스 등 2개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500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쌓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손실 발생을 밝혔다. 정성립 신임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에서 상당한 손실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손실액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의 금액을 손실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설 및 중공업계의 향후 해양플랜트 손실과 관련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부분 마무리됐다’와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시각이 맞서고 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조선사는 올 상반기까지 대규모 충당금 설정을 완료하면서 하반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손실 프로젝트를 숨긴 기업도 있을 것”이라며 “국내기업은 플랜트 설계와 관련한 원천기술이 부족해 수업료 지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미 플랜트 부문서 대규모 손실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1조280억원, 현대중공업은 2014년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