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STX조선 “자율적 M&A, 삼성 사례 바람직”

입력 2015-11-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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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중소형 조선사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동조선, STX조선, 대선조선, SPP조선 등 국내 중소형 조선사는 대우조선을 부실로 몰아간 저가 수주 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조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중소형 조선사는 수년째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성동조선·대선조선은 한국수출입은행의 주채무계열에 속해있다. 성동조선의 경우 채권단 간 진통 끝에 2019년까지 7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STX조선은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실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기업 존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SPP조선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들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STX조선은 산업은행이 아니라 청산가치존속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할 제3자(법원)에게 넘겨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지원한 자금 회수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업 정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관리 대상 기업을 청산하거나 정리할 경우 채권단은 막대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면서 “채권단이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계속 지원하는 이유가 바로 자금 회수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퍼주기식 지원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는 최근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 정리가 산업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한화그룹에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을 넘긴 데 이어 최근 롯데그룹에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 삼성정밀화학 등 나머지 화학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의 화학 계열사 매각에 따른 관련 기업의 통폐합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자연스러운 산업 구조조정이 가능해 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공급과잉이 있으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M&A를 하는 게 가장 좋다”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등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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