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사진>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중견기업계 성장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법령 개정과 제도 정비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다. 중견기업 관련 제도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새누리당이 개최한 ‘중소기업ㆍ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중견기업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간담회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견련 출범 이후 중견기업들에게 한국경제에서 다양한 역할과 공헌을 해달라는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며 “2013년 12월 이뤄진 중견기업특별법 제정이 근 2년이 됐는데,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 해소와 규제 혁파에 목말라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견기업 관련 법들은 크게 3건이 국회 계류 중이거나 발의 중이다. 매출액 2000억원 미만 또는 중견기업 진입 후 3년 이내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의 ‘판로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고, 연구개발(R&D), 인력 등을 초기 중견기업까지 지원하는 ‘중견기업법 개정안’이 법안 발의 중이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진흥법 개정안’도 국회 산업위에 계류 중이다.
강 회장은 무엇보다 중견기업 관련 법 개정과 정비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견기업법이 2년이나 됐는데, 실질적으로 국내 중견기업들이 법에 얼마나 접근해 있는지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법은 만들어진 목적을 달성할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 중견기업들을 위해 제도 개선 등의 후속조치들을 과감히, 신속히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의 힘이 강한 독일의 예로 함께 들었다. 그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독일 대통령 초청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독일 차관이 자국 경제구조를 소개하는데, 우리나라와 크게 비교되더라”며 “독일은 전체 일자리의 60%를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독일 정부도 제도 혁파를 통해 2000개 넘은 히든챔피언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9988’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9988이란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수의 99%를 차지하고, 고용 88%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정기 국회와 국정감사에서도 중견기업 지원에 대한 지적들이 쏟아진 바 있다. 특히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각종 법 개정안 등은 중견기업계로선 숙원과제다. 강 회장도 “이젠 반드시 (처리) 해야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업승계를 앞두고 있는 중견기업들에겐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우선 도입돼야 하고, 중소기업이 아니면 모두 대기업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인 제도와 법령도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이번 간담회 통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때, 우리 경제계가 건전한 생태계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중견기업들도 요구만 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기업가정신과 사회적역할 충실히 할 것이고, 특정 집단 이익만 추구하는 일은 하지않을 것”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간담회는 실질적인 성과 도출 될 때까지 국회와 정부에서 정례화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견기업인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뿌리산업 중견기업 관련 제도 개선 △중견기업 지원 관련 법률 개정안의 조속 처리 △중소-중견기업 성장 친화적 법령정비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조속 제정 △중견기업 성장촉진을 위한 전문은행 도입 △중견기업 인식개선을 통한 청년층 취업 촉진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