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이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은 ‘신흥시장의 경기둔화: 러프패치인가 장기적 약세인가’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와 같은 대외여건 악화에 대내요인이 결합하면 퍼펙트 스톰이 발생해 다수의 신흥시장에 자금유입 중단과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퍼펙트 스톰은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발생해 파괴력이 더 커지는 상황을 뜻한다. 특히 미국 금리 정상화가 시장 전망대로 완만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시장의 기대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와 미국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 세계 금융시장의 급등락, 신흥시장 차입비용의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WB는 지적했다.
WB는 2013년 5~6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 발언이 촉발한 ‘긴축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상황이 발생해 미국 장기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뛴다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이듬해에 국내총생산(GDP)의 2.2%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취약성이 높거나 정책방향이 불확실하거나 장기성장 전망 눈에 띄게 악화된 국가들이 위험하다고 WB는 경고했다. WB는 또 미국 금리인상이나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 외에도 신흥국의 신용도 약화, 원자재가격 급락 등도 신흥국의 성장을 위협하고 세계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를 밑돌아 2010년의 7.6%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WB는 “계속되는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과 경제지표 들은 신흥국 저성장 시대의 개막을 연상시킨다”면서 “신흥국의 성장둔화는 일시적인 게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