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애플의 차기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은 무엇이 될지 주목된다.
애플은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달 26일 마감한 2016 회계연도 1분기에 아이폰 판매가 748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07년 아이폰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또 애플은 회계 2분기(올해 1~3월) 매출이 500억~530억 달러로 전년의 580억 달러에서 감소해 아이폰 판매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이폰이 애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판매가 감소하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애플 회계연도 기준 2010년의 38.6%에서 지난해 66.3%로 확대됐다.
쇠퇴 조짐이 보이는 아이폰의 틈을 메울 새 캐시카우를 찾을 필요가 더욱 절실해진 셈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영원히 아이폰에 의지할 수는 없다며 새로운 히트작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흥시장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강달러 등을 성장 둔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더욱 큰 문제는 지난 2010년 아이패드 출시 이후 새로운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이폰과 더불어 애플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아이패드는 지난 2년간 매분기마다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분기에도 아이패드 판매는 1612만대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맥컴퓨터 또한 전년보다 3% 줄어든 531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맥컴퓨터 판매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애플워치와 애플TV 등 새 제품을 선보였지만 아이폰에 비하면 이들은 틈새시장 제품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애플은 애플워치와 애플TV 판매 수치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차기 캐시카우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프로젝트 ‘타이탄’도 최근 이 부문을 진두지휘해온 스티브 자데스키 부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스트리밍 TV 서비스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강자들이 시장을 꽉 잡은 상황에서 애플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구글지도보다 못한 애플지도, 기대에 못 미치는 아이클라우드 등 IT 서비스에서는 성적이 나빴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이팟에서 아이폰, 최근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태블릿을 탄생시킨 아이패드 등 애플은 지난 15년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창출했다. 아이폰의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지금 팀 쿡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