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면서 중동의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26달러대 밑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국제유가 비관론에 가세한 배경에는 OPEC의 미지근한 감산 의지에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배럴당 34달러 선까지 급등했던 유가 움직임은 석유 카르텔의 속임수(Fake)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의 산유국이 유가의 추가 급락세를 막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이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달러(5.9%) 하락한 배럴당 3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지난 4거래일 동안 러시아와 OPEC이 감산 합의에 나설 것이라는 감산 기대감에 급등했던 터라 감산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지자 매도세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골드만은 현재 감산을 통해 전세계 곳곳에서 급증한 원유재고를 모두 소진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OPEC이 긴 시간동안 감산에 뜸들였던 탓에 감산 효과를 단기간에 볼 수 있었던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OPEC의 방임으로 산유국은 물론 관련기업들은 줄도산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유가 폭락에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35억 달러 규모의 긴급대출을 요청한 상황이며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과 다른 산유국 역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때 에너지부 고위 관리를 지낸 조 맥모니글은 “현 상황에서 감산은 미국 셰일산업은 물론 비(非)OPEC 회원국에 생명줄을 던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서 “그러나 OPEC 생산의 변화는 제로(0)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