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지난해 12월 9년 반 만에 한 차례 인상한 이후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25~0.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활동은 향상됐으나 고용 개선은 둔화했다”면서 경기와 시장 동향을 주시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결정을 유보할 것이라고 점쳤다. 5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 폭이 5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고용 쇼크’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 바 ‘브렉시트’ 영향에 대한 부담감이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줬다. 연준은 성명에서는 브렉시트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성명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금리를 동결한 이유 중 하나였다”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인상 시점은 더욱 점치기가 어려워졌다. 이날 연준이 성명과 함께 내놓은 분기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연내 2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1회 금리 인상을 예측한 위원은 지난 4월의 1명에서 6명으로 크게 늘었다.
옐런 의장은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는 FOMC는 없다”면서 “7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하지만 연내 1회 인상을 점치는 위원들의 숫자가 늘어난 데다 연준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을 종전보다 하향 조정한 점을 감안한다면 7월 인상 가능성도 작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이날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월의 2.1%에서 2.0%로 낮춰잡았다.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은 올해 연준이 단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대선 전후에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11월 대선 전후로 열리는 FOMC는 9월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불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