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실적 발목 잡는 영화 흥행 부진...‘효자종목’ 옛말

입력 2016-08-29 13:25 수정 2016-08-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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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최근 한달간 순매도…월초 대비 주가 34.6% 감소

CJ E&M이 올해 영화사업부문에서 ‘아가씨’ 외에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성수 대표가 효율적인 영화 제작투자에 나서지 못하면서 몸집만 불려놓았다고 지적도 일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CJ E&M에 대해 최근 10거래일 동안 8일 간 순매도했다. 최근 한 달 간 순매도 금액은 299억6000만 원으로 약 49만주가 빠져나갔다. 상반기(1~6월)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2885억 원에 달한다.

주가도 하락세다. CJ E&M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5일 장중 6만200원에 거래되며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9만2100원이었던 동사 종가와 비교할 때 불과 6개월여 만에 34.64% 하락한 수치다.

CJ E&M의 주가 리스크는 올 초 극장가 비수기로 인한 국내 영화산업 침체와 흥행 악재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7~8월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한 국내외 투자심리 위축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로 인한 주가 하락폭도 컸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흥행작의 부재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개봉한 ‘베테랑’, ‘히말라야’ 이후 메가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CJ E&M이 상반기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중 ‘나를 잊지 말아요’, ‘좋아해줘’, ‘비밀은 없다’는 누적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지 못했고, ‘시간이탈자’, ‘탐정 홍길동’ 등 대부분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지난 6월 1일 개봉한 ‘아가씨’가 428만 명을 기록하며 체면치레했지만 이 역시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인천상륙작전’ 역시 6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지만, 160억 원에 달하는 높은 제작비로 손익분기점이 500만 명에 달해 실질적 수익률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업계 1위인 CJ E&M의 비효율적 물량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매년 수십 편의 영화를 투자배급하지만 정작 10편도 안 되는 쇼박스, NEW에 비해 수익성과 모객 면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성수 대표가 방송 콘텐츠부문에서는 트렌드를 주도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영화부문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개봉작 대부분이 정태성 영화사업부문장에 의해 제작투자가 진행됐다”고 귀띔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자본이 국내 투자배급 업계를 잠식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7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배급사별 점유율 1, 2위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차지했다.

특히 686만 명이 관람하며 상반기 흥행 3위를 기록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국내 투자배급사가 아닌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 의해 배급된 것은 이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화의 수입 배급에 의존했던 미국 투자배급사들이 올해부터 한국 영화를 직접 배급하기 시작했다”며 “국내 영화 시장의 수익성이 높아 일어난 현상으로 이른바 4대 배급사의 시장 지배 시대가 종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 E&M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9억 원으로 전년대비 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25억 원으로 86.2% 감소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1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감소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CJ E&M의 실적과 주가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리스크의 부각과 지난해 ‘베테랑’ 등 흥행작으로 인한 역기저 효과로 당분간 숨 고르기를 지속할 전망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86억원)를 밑돈 것”이라며 “광고 매출액은 방송 콘텐츠 강화에 따라 7.2% 증가했지만 영화부문이 영업손실 66억 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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