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솜포홀딩스가 약 63억 달러(약 7조56억원)에 미국 기업보험 업체 인듀어런스 스페셜티홀딩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엔고 역풍을 기회 삼아 자국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미국까지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이라는 평가다.
이날 솜포는 성명을 내고 인듀어런스를 주당 93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종가(64.96달러)에 비해 43% 웃돈을 얹은 것이다. 이는 솜포의 역대 최대 해외 인수·합병(M&A)이다. 양사 합병안은 주주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으며 합병 절차는 2017년 3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듀어런스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험과 배상책임보험, 농가의 작황 부진을 보상하는 농작물보험 등 기업대상 보험에 강점을 가진 업체다.
솜포는 지난 2년간 경쟁업체 인수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일본 내 보험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솜포는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순익이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회사는 2020년에 이 비중이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M&A라는 판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풀이했다. 다른 일본 보험사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이치생명보험은 프로텍티브라이프를 인수했으며 스미토모생명보험은 지난해 시메트라파이낸셜을 3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도키오화재해상보험도 지난해 75억 달러에 미국의 HCC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솜포의 인듀어런스 인수 이후 글로벌 보험업계의 M&A 열기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고 역풍을 활용해 싼값에 해외 기업을 사들이려는 움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금리 도입으로 국내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도 외국 보험사 인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키오해상은 대형 보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달 들어 적립식 상해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도 내년 4월부터 적립식 화재보험 판매를 일부 중단할 계획이다. 이들이 중단하려는 보험 상품 모두 계약자에게 일정한 이자를 보장해주는 상품이어서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는 맡은 보험료를 운용해 약속한 금리를 확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