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재 한국코카콜라 PR부문 상무가 강조한 말이다. 우리사회에서 여성이 리더로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 여성으로서 경험해야하는 임신·출산·육아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계속 근로를 하기 위해서는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여성을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한국코카콜라가 여성 친화적이며 성숙된 조직문화를 가진 곳이라 자부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6년 만 35세 나이에 상무로 승진해 사내 최연소 여성임원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박 상무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여성리더십 프로그램(Women’s Leadership Council, 이하 WLC)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후배들이 건강한 여성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WLC는 2011년 여성임원 4명(마케팅ㆍ홍보ㆍ재경ㆍ인사 부문) 주도로 구성됐죠. 실행력을 높이려면 톱 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직원들이 의심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죠. 당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제도적 측면이 아닌 자기계발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게 됐어요. 단순히 일하기 편안한 근무환경 보다는 스스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높았죠.”
이렇게 구성된 멘토링 프로그램은 1년 단위로 진행된다. 커리어 목표와 육아 등 개인의 현안을 중심으로 멘토-멘티를 매칭, 조직생활의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공유하고 커리어 개발과 목표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고받는다. 현재 44명이 참여해 22개의 커플로 구성돼 있다.
“3년간 피드백을 받았는데, 결과가 너무 좋아서 이제 받지 않아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효과가 없었으면 지속하기 어려웠겠죠(웃음). 최근에는 남성도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시켰어요. 여성 직원들이 많아지니 남성 또한 여성 상사·동료와 합을 맞춰 일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하더군요. 남성들도 여성리더들과 협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박 상무가 이곳에 온지도 15년이 됐다. 2002년 차장으로 한국코카콜라에 합류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조직생활의 어려움을 무엇보다 잘 알기에 후배들의 고민과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대내외적으로 여성 간의 네트워킹을 중요시하면서 차세대 여성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이유이기도 하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요. 출산타이밍을 계산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조직과 제도가 변했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하는 건 변함없어요. 육아에 대한 첫 번째 책임도 없어지지 않죠. 이런 부분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건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집단지성을 발휘하면 여성의 계속근로 비율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