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있으나, 소득이나 재산이 많을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현재는 이자 수익과 연금 소득이 각각 연간 4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피부양자로 들어갈 수 있어,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라도 직장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돼 ‘무임승차’가 가능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국회와 공동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강보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3년 주기로 3단계 방식을 추진해 개편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앞으로는 종합과세소득을 합산한 금액을 적용한다. 1단계는 연 34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한다. 2단계는 2700만 원, 3단계는 2000만 원 초과로 강화한다.
재산은 지금까지 과표 9억 원(시가 18억 원)을 초과해야 지역가입자로 전환됐지만 앞으로는 과표 5억4000만 원 재산에 연 1000만 원 이상의 생계가능 소득이 있으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는 퇴직한 A 씨가 연금 소득이 연 3400만 원이 넘고 시가 7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갖고 있다 해도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보험료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 개편안 1단계를 적용하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A 씨는 소득보험료 9만1000원과 재산 보험료 12만2000원을 더해 총 21만3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피부양자의 인정 범위도 축소된다. 현재는 부모나 자녀 등 직계 존비속이 아닌 형제자매도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1~2단계까지는 가족 부양 정서를 고려해, 형제자매도 피부양자로 인정하나 3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장애인, 30세 미만, 65세 이상인 형제자매가 소득ㆍ재산기준을 충족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이같이 피부양자 조건이 강화되면 전체 피부양자 2049만 명 중 1단계에서 10만 명(7만 가구)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건보료 연간 재정은 1486억 원 늘어난다. 3단계에서는 59만 명(47만 가구)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4290원의 재정이 늘어날 전망이다.